[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한국 사이클의 희망' 이혜진(29)이 새 역사에 도전한다.
이혜진은 4일 오후 4시10분 이즈 벨로드롬에서 벌어지는 도쿄올림픽 여자 경륜 1라운드에 나선다. 경륜은 실내 벨로드롬의 250m 트랙을 6바퀴 돌아 기록이 아닌 순위를 가린다. 오토바이를 탄 유도 요원이 속도를 끌어올리며 3바퀴를 돌고 빠지면, 선수 6명이 순위 경쟁을 벌여 가장 먼저 결승선에 들어온 선수가 우승을 차지한다. 쇼트트랙과 비슷하다.
이혜진은 한국 사이클 역사상 첫 올림픽 메달을 노린다. 기량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이혜진은 2019년 홍콩 트랙 사이클 월드컵에서 한국 사이클 최초로 금메달을 차지했고, 뉴질랜드 트랙 월드컵에서 '2주 연속 금메달'에 성공했다. 2020년 3월 세계트랙사이클선수권대회에서는 은메달을 획득했다. 한국 사이클 역대 최고 세계선수권 성적이다. 이런 활약을 바탕으로 이혜진은 국제사이클연맹(UCI) 세계랭킹 여자 경륜 1위에도 올랐다. 코로나19로 올림픽이 1년 연기된 것이 아쉬울 정도로 절정의 기량을 자랑했다.
이혜진은 세계선수권 이후 국제대회와 해외 전지훈련을 모두 취소하고 국내에서만 지냈다. 그러는 사이 랭킹은 1~3위를 오르내리다 6위까지 내려섰다. 하지만 자신감이 넘친다. '정신력만큼은 최고'라는 평가를 받았던 이혜진은 한국 사이클 역사를 또 한번 쓰겠다며 도쿄올림픽 준비에 매진했다.
이혜진이 걸었던 길이 한국 사이클의 역사였다. 2010년 이탈리아에서 열린 세계주니어 트랙사이클 선수권대회 500m 독주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며 역대 최초로 세계주니어선수권 금메달을 기록했다. 같은 대회 스프린트도 평정하며 2관왕에도 오르며 특급 유망주로 큰 기대를 모았다. 대한자전거연맹의 배려로 UCI 세계사이클센터(WCC)에서 훈련을 한 이혜진은 척박한 한국 사이클의 미래를 짊어질 외로운 에이스의 길을 걸었다. 이혜진은 2019년 월드컵, 세계선수권 등에서 새 역사를 쓰며 달콤한 결실을 맺었다.
그런 그에게 올림픽은 마지막 남은 과제다. 이혜진은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여자 스프린트 예선 14위, 단체 스프린트 예선 9위, 경륜 1라운드 탈락 등으로 올림픽의 높은 벽을 실감했다. 한층 발전한 기량으로 2016년 리우올림픽에 도전한 이혜진은 이변의 희생양이 됐다. 1라운드를 가볍게 통과했지만, 2라운드에서 앞서 달리던 콜롬비아의 마르사 피네타가 넘어지면서 리듬을 잃었다. 결국 이혜진은 선행 주자들을 따라잡지 못하고 2라운드에서 탈락했다. 이혜진은 최종 8위로 올림픽을 마쳤다.
한국 사이클 역대 최고 올림픽 성적은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서 조호성이 거둔 포인트레이스 4위다. "다음 올림픽은 없다"며 배수진을 친 이혜진. 과연 마지막 남은 도전인, 올림픽 메달의 꿈을 이룰 수 있을 것인지. 한국 사이클이 그를 지켜보고 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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