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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현희와 안우진은 지난달 5일 원정 숙소 무단 이탈 뒤 서울의 호텔에서 외부인 두 명과 만났다. 이 과정에서 한화 이글스 선수인 주현상과 윤대경과도 약 6분 정도 동선이 겹친 사실까지 나왔고, 방역 수칙 위반 논란까지 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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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은 자체 징계에 대해 고심했다. 한화가 먼저 징계를 내렸다. 한화는 윤대경, 주현상에게 10경기 출장 정지 및 벌금 700만원씩을 부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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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었던 논의의 결과는 다음과 같았다. 한현희에게는 '선배로서 후배를 선도할 책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외부인과의 만남을 제안하는 등 사건을 주도한 책임을 물었다'며 벌금 1000만원과 15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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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도적으로' 움직인 선배 한현희는 한화 선수들보다 더 강한 징계를 받았고, '이끌려 갔던' 후배 안우진은 한화 선수들보다 못 미치는 징계를 받았다.
모든 야구계의 이목이 쏠린 상황. 키움이 원하든, 원하지 않든 자체 징계 내용은 경기 개시와 함께 관심에 멀어졌다.
김경문호의 미국전 패배와 함께 '키움'이라는 키워드로 나오는 이야깃거리는 조상우의 투혼, 김혜성의 4안타 활약, 금메달 불발이 아쉬움 삼킨 이정후에게 쏠렸다. 만약 이겼더라도 키움은 주목을 받지 못했을 것이다.
자체 징계와 함께 재발방지를 하겠다는 다짐을 많은 팬들에게 진정성 있게 전달하고 싶었다면, 발표 시점은 분명 잘못됐다. 금방 잊혀질 것이라는 흐름조차 읽지 못한 셈이다. 프로 구단이라는 명함을 내밀기조차 어려운 실책이다.
감추고 싶었던 마음이 있었다면 작전은 대성공이었다. 다만, 대표팀 뒤에 숨는 졸렬함으로 팬들을 기만했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다.
'야심차게' 준비한 제재금 기부 계획과 재발방지 대책안은 이미 관심사 밖으로 사라졌다. 선수단의 사고가 불편할 키움의 고위 관계자들은 과연 준결승전을 어떤 마음으로 바라봤을까.
키움 구단은 보도자료 말미에 "엄중한 시국에 물의를 일으킨 점에 대해 팬 여러분과 리그 구성원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했다. 관심사에서 멀어질 수 밖에 없는 시점에 나온 사과. 그 이야기를 진정성 있게 듣고, 기억할 이는 몇이나 될까. 키움은 이렇게 팬들과 한 걸음 더 멀어져갔다.
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