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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직구장 관중석은 텅텅 비었다. 역대 최소관중(2020년 제외)인 12만7995명(평균 1910명)을 찍었던 2002년 사직구장은 당시 드문드문 앉아있는 관중 수를 손으로도 셀 수 있다는 우스갯소리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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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 수 있는 관중 수'는 그 이후 2020년에 찾아왔다. 경험해보지 못한 코로나19의 여파였다. 제한적 관중허용 속에 찔끔 입장한 관중이 좌석을 드문드문 메웠다.
문제는 코로나19 이후다. 국민 대부분의 백신 접종 이후 전염병이 잦아들면 관중제한도 풀릴 것이다. 하지만 더 무서운 건 그 다음부터다. 만약 코로나19 이전과 이후 관중석 풍경이 별 차이가 없다면? 그라운드에서 올려다 볼 선수들은 과연 어떤 느낌이 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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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팀, 좋아하는 선수들의 줄 일탈에 팬들은 깊은 상처를 입었다.
NC와 키움 선수의 '술판 파문'은 도쿄 올림픽에까지 부정적 여파를 미쳤다. 태극 마크를 달고 출전한 선수들이 맘껏 뛰어놀며 제 기량을 다 발휘하지 못한 이유 중 하나는 짓눌린 부담감 때문이었다.
하지만 대표팀 선수들이 고개를 숙이고 입국한 다음날, 또 다시 일탈 소식이 이어졌다.
키움 송우현은 음주운전으로 조사를 받고 있다. KIA 브룩스는 대마초 성분이 든 전자담배를 주문했다가 곧바로 퇴출됐다. 두산 선수 한명은 도핑테스트에서 금지약물 성분이 검출돼 인과관계를 조사받고 있다.
리그를 발칵 뒤집어 놓은 '술판 파문'은 그저 다른 선수의 불운이었을 뿐일까. 이미 불 붙은 성난 팬들의 분노에 기름을 끼얹는 자해 행위다.
인기는 신기루와 같다. 어느 순간 사라질 지 모른다. 우여곡절 끝에 대한민국 최고 프로스포츠로 자리매김해 온 불혹의 프로야구. 최대 위기다.
한번 추락하면 회복은 쉽지 않다. 더 늦기 전에 내 곁의 동료와 리그의 가치와 존엄을 지키기 위한 '자발적 불편함'에 동참해야 한다. 활활 타올라 잿더미로 변하는 순간, 내일은 없다. 지금 이 순간, 팬들의 실망과 분노의 열기는 그만큼 뜨겁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