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평균자책점이 0이라 좋긴 한데, 내 평균자책점 11.00이 되더라도 메달을 땄으면 좋았을 텐데…"
올림픽을 말하는 김진욱(롯데 자이언츠)의 얼굴엔 아쉬움이 가득했다.
프로 데뷔 첫해 태극마크를 달았다. KBO리그 평균자책점 8점대 투수. 박민우(NC 다이노스)를 대신해 대표팀에 뽑힐 때부터 따라붙은 꼬리표다. 친구 이의리(KIA 타이거즈)와는 대우가 달랐다.
많은 이닝을 던지진 않았지만, 고비 때마다 자신의 역할을 다했다. 4경기에 출전해 2⅔이닝을 소화하며 평균자책점 0. 당당한 대표팀 불펜투수였다. 롯데 뿐 아니라 한국 야구의 미래임을 다시 한번 증명한 계기였다.
10일 만난 김진욱은 "학교 다닐 때는 내용을 중요시했는데, 프로는 결과가 중요하다"면서 "메달은 못 땄지만, 저 자신은 메달과 바꿀만한 경험을 했다"고 자부했다. 자신의 첫 등판 순간에 대해서는 "눈을 감아도 그 느낌이 떠오른다"며 웃었다.
현실의 벽은 냉혹했다. 한국은 미국에 2연패, 일본과 도미니카공화국에 패배하며 4위에 머물렀다. 김진욱은 가장 인상적인 선수로 도코올림픽 베스트9에도 선정된 트리스턴 카사스를 꼽았다. 21세의 동년배 선수지만, "키도 크고 한방 맞을 것 같은 위압감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일본은 오히려 한일전의 특성상 '꼭 이겨야한다'는 생각밖에 없었다고.
"투수들은 스피드가 150㎞가 넘는데도 제구가 정말 좋았다. 변화구도 대단했다. 난 아직 많이 부족하다. 밀리지 않기 위해서 계속 발전해나가고 싶다. 앞으로 나도 저런 변화구를 익혀야겠다고 생각했다. 대표팀을 다녀왔더니 이대호 선배가 '부상 조심해라. 잘 먹고 체력 관리 잘하라'고 하셨다."
오승환 차우찬 고우석과 한 방을 썼다. "막내인데도 눈치 안보고 편하게 지냈다. 농담을 많이 해주셨다"며 웃었다. 화제의 골판지 침대에 대해서는 "피곤해서 그런지 잠이 잘 왔다"고 평했다. 다만 명색이 올림픽인데 코로나19에 신경쓰느라 다른나라 선수들과의 교류가 없었던 걸 아쉬움으로 꼽았다. 가장 인상적인 선수로는 "아우라가 대단했다"며 엘리베이터에서 마주친 '배구여제' 김연경을 꼽았다.
"결과의 아쉬움보다 '투지가 부족했다'는 말이 가장 아쉽다. 잘할수도 못할 수도 있지만, '노력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이런 말은 인정할 수 없다. 국가를 대표해서 나온 자리였고, 다들 마음을 모아 이기려고 최선을 다했다. 마지막 경기 지고 나서 분위기가 정말 안 좋았다."
박세웅은 오는 13일 LG 트윈스전에 선발로 나선다. 하지만 김진욱은 래리 서튼 감독에게 "오늘밤도 가능하다"며 의욕을 불살랐다.
"이젠 위만 보고 달려야한다. 부상당했던 선수들도 다 돌아왔다. 롯데 하면 '8치올(8월에 치고 올라간다)'이라고 하던데, 꼭 올라가고 싶다."
창원=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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