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키움 히어로즈가 마침내 외국인 타자 고민을 끝낼 수 있을까.
키움은 '타점왕 출신' 제리 샌즈(한신)가 2020년 시즌을 앞두고 일본 무대로 떠난 이후 외국인 타자와 악연이 이어졌다.
샌즈에 이어 영입한 테일러 모터, 애디슨 러셀이 2020년 뛰었지만, 모두 기대 이하의 모습을 보여줬다.
올해 야심차게 2019년 트리플A 타격왕 출신 데이비드 프레이타스를 영입했지만 역시 실력 발휘를 하지 못했다.
프레이타스는 포지션과 상관없이 타격에 집중하기를 바랐다. 그러나 좀처럼 기대한 만큼 타격이 나오지 않았고, 미국에서 주로 포수로 뛰었던 만큼 팀 내 활용도도 높지 않았다. 결국 43경기에서 타율 2할5푼9리 2홈런에 그친 아쉬운 타격에 포지션까지 애매해지면서 프레이타스는 올 시즌 KBO리그를 완주하지 못했다.
키움은 새 외국인타자로 윌 크레익을 영입했다. 올 시즌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소속으로 메이저리그에서 뛰었던 선수다. 다만, '대형사고'가 크레익의 인생을 바꿨다.
지난 5월 28일 시카고 컵스전에서 1루수로 나섰던 크레익은 2사 2루 상황에서 3루수 땅볼 때 송구를 받았다. 그대로 1루 베이스를 터치하면 이닝이 끝나지만 크레익은 뒷걸음치던 타자 주자를 따라갔고, 그사이 2루 주자가 홈을 밟아 황당한 실점이 나왔다.
크레익도 "너무 어처구니없는 플레이를 한 나 스스로에게 정말 실망했다"고 이야기할 정도로 역대급 본헤드 플레이였다.
크레익은 이후 방출됐고, 키움이 손을 내밀었다.
우여곡절 끝에 KBO리그 무대를 밟게된 크레익은 2주의 자가격리를 마치고 지난 13일 고척 두산 베어스전에 대타로 KBO리그에 첫선을 보였다. 첫 타석에서 2루타를 날리면서 강렬한 데뷔전을 치른 크레익은 이후 두 경기에서도 멀티히트와 안타를 치면서 3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이어갔다. 14일과 15일에는 타점까지 더해졌다.
수비 활용도 좋았다. 키움은 후반기 시작을 앞두고 외야수 송우현이 음주운전 조사를 받았고 방출했다. 키움은 계약 당시부터 크레익에게 외야 수비를 주문했고, 크레익 역시 이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
14일 우익수로 수비를 소화한 크레익은 15일에는 지명타자로 나섰다. 크레익은 수비에 대해 "준수한 1루수"라고 하면서도 "외야는 주 포지션이 아니지만 평균 수준을 된다고 생각한다. 내 쪽으로 오는 공은 절대 놓치지 않는다. 좋은 어깨를 바탕으로 한 송구도 내 무기"라고 자신했다. 키움으로서도 박병호와 함께 1루수로 기용할 수도 있고, 외야로도 활용이 가능하다. 기존 프레이타스보다는 확실히 수비 활용이 넓어진 모양새다.
키움 홍원기 감독도 타격과 수비 모두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면서 크레익의 활약을 반겼다.
아직 출발선이다. 그러나 수비와 공격 모두 합격점을 받은 크레익의 모습은 '외국인타자 잔혹사'를 끊어내고 싶은 키움의 마음을 설레게 하기에 충분했다.
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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