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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삼성 간 시즌 10차전. 0-0인 채로 빗줄기 속에 무려 56분 간 멈춰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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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갑게 식었을 어깨. 벤치와 팬들의 우려가 뭉실뭉실 솟아 올랐다. 팀의 연패 탈출과 함께 데뷔 첫 10승 달성이 걸린 중요한 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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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가 재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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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 선발인 대표팀 출신 김민우가 재개 후인 3회초 집중 안타를 허용하며 4실점으로 무너진 것과 대비돼 백정현의 호투가 더욱 빛났다.
11개의 탈삼진은 개인 통산 최다 기록이었다.
지난 5월26일 창원 NC전 이후 파죽의 7연승. 이 기간 동안 평균자책점은 0.72다.
최근 26이닝 연속 무실점으로 평균자책점 선두(2.17)를 굳게 지킨 백정현은 키움 요키시(11승)에 이어 다승 공동 2위에 올랐다. 103⅔이닝으로 토종 선발 중 유일하게 톱5에 이름을 올렸다.
요란하게 내렸던 빗줄기 만큼 시끌벅적 할 만한 기념비적인 승리의 날.
하지만 백정현은 시종일관 무덤덤했다.
10승 달성 경기의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을 묻자 그는 "비가 와서 중단됐을 때 빗 소리를 좀 듣고 있었는데 그 장면이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그에게 빗줄기는 걱정거리가 아닌 즐길거리였다.
"중단되면 다음 경기를 준비하고, 경기하면 그대로 준비해서 하면 된다고 생각해서 편하게 있었다"고 말했다.
이쯤 되면 무념무상의 경지. 어떤 위기 속에도 흔들림 없이 칼날 같은 제구를 유지하는 이유가 있었다.
텅 비운 마음. 그 공간에 각종 신기록이 쌓여가고 있다. 백정현이 위기의 삼성을 멋지게 구했다. 진정한 에이스의 탄생이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