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골먹어도 GO!'
K리그가 시즌 하반기로 접어들면서 승점에 대한 집착이 한층 높아지는 시기다. 상위팀은 더 높을 곳을 향하여, 하위팀은 강등·하위스플릿을 면하기 위해, 각기 다른 이유로 승점쌓기에 연연한다.
으레 이 시기가 되면 순화된 표현으로 '실리축구'의 유혹에 빠지기 쉽다. 어떻게든 승점을 챙기기 위해 최소 한 골 리드했다 싶으면 내려서서 지키는 수비축구의 전략·전술이 자주 등장한다.
성적으로 말해야 하는 프로 생태계에서 실리축구를 폄훼할 수 없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홍명보 감독의 울산 현대는 좀 다르다. 승점에 접근하는 방식이 도전적이다. 홍명보식 '닥공(닥치고 공격)'이다.
대표적인 케이스가 지난 22일 열린 수원 삼성과의 K리그1 26라운드. 홍 감독은 경기 전 인터뷰에서 "반드시 승점 3점을 챙기겠다"고 했다. 때마침 무서운 추격자 전북 현대가 전날 무승부로 승점 1점 추가에 그치면서 격차를 벌릴 수 있는 기회였기 때문이다. 전북보다 2경기 덜 치른 터라 더 절실했다.
후반 37분 이청용의 연속골로 2-1 역전에 성공하며 소기의 목적 달성을 눈 앞에 뒀다. 하지만 홍 감독은 내려세우지 않았고 수원의 반격에 계속 맞불을 놓았다. 울산의 강한 압박에 수원은 체력·집중력에서 균열을 보였고, 결국 후반 추가시간 2분 이동준의 쐐기골까지 더해 완승을 만들었다.
홍명보식 닥공은 데이터 분석에서도 잘 나타났다. 축구 데이터 분석 전문업체 '비프로일레븐'의 매치 데이터 리포트에 따르면 울산은 후반 30분∼종료까지 하프라인 넘어 상대 진영에서 주로 패스게임을 펼쳤다. 패스 분포도 그래픽을 보면 불투이스-신형민-김기희가 센터서클 바로 밑까지 바짝 올라섰고, 나머지 7명은 모두 상대진영에서 뛰어다녔다. 수원은 이와 반대로 라인을 끌어올리지 못한 분포도를 나타냈다.
이날 경기에서 '공격 진영으로 향한 패스' 횟수도 188대104로 울산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시즌 전체 통계에서도 울산의 닥공 특성을 엿볼 수 있다. 23일 현재 울산의 유효슈팅은 총 192개(평균 7.7개)에 달한다. 수원FC가 170개로 이 부문 2위이고, 리그 2위 전북은 124개 7위에 해당한다. 울산은 전북이 2019, 2020시즌 연속 우승할 때 기록했던 평균 유효슈팅수 7.4개를 뛰어넘고 있다. 골문으로 향하는 유효슈팅이 경기마다 7개 이상 나오니 보는 재미도 높아질 수밖에 없다.
홍 감독은 공격축구에 대해 뚝심을 갖고 있다. "실점이든, 득점이든 우리가 하고자 하는 플레이를 갖고 가야 한다. 한 골 먼저 넣고 내려서서 실점하는 것이나, 계속 공격하다가 실점하는 것이나 같은 실점아닌가. 그럴 바에는 차라리 계속 공격찬스를 만들어가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
다만 울산의 공격축구에 '2% 부족한' 게 있기는 하다. 유효슈팅 대비 골 성공 횟수는 0.21개로 전체 5위에 해당한다. 전북이 평균 0.32개로 정확도가 가장 높다. 그만큼 울산 팬과 구단은 슈팅때마다 '골이 터지나, 안터지나' 가슴졸이느라 힘들겠지만, 구경꾼들에겐 박진감 만점이다.
홍 감독은 1위 안정권에 들 때까지 승점쌓기를 계속 이어가야 한다고 했다. 흥미진진한 홍명보식 닥공은 끝나봐야 끝날 것으로 보인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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