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안경에이스'의 묵직한 존재감은 폭우 속에도 뜨겁게 빛났다.
롯데 자이언츠는 23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경기에서 6대2 7회 강우콜드승을 거두고 2연패를 탈출했다.
경기 전부터 비가 쏟아진 '수중전'이었다. 올시즌 리그 최고의 에이스로 거듭난 KT 데스파이네에겐 불운으로 작용했다. 반면 비가 오기 시작하자 구속을 낮추고 제구에 집중하는 박세웅의 유연함과 노련미도 인상적이었다.
평소대로 4일 휴식 후 등판한 데스파이네는 악천후에 고전하며 시즌 최악의 피칭을 했다. 특히 1회부터 수비 실책과 포일, 불운의 안타가 이어지며 데스파이네의 멘털을 흔들었다. 이후 배정대의 수퍼캐치가 나왔지만, 무너지는 데스파이네를 붙들기엔 역부족이었다.
직구 구속은 최고 151㎞, 투심은 149㎞까지 나왔지만 제구가 뜻대로 되지 않았다. 안중열에게 전역 후 첫 홈런을 내주는 등 1~4회 매회 점수를 내줬다. 결국 이강철 감독은 4회 도중 만에 데스파이네를 내려야했다. 데스파이네가 4회도 채우지 못하고 교체된 건 6월4일 수원 롯데 전, 8월 13일 수원 삼성 전에 이어 올시즌 3번째다. 다음 투수 심재민이 적시타를 허용하면서 데스파이네의 이날 성적은 3⅓이닝 8안타 6실점(5자책)이 됐다.
반면 박세웅은 후반기 팀 OPS 4위(출루율+장타율, 0.705)를 기록중인 KT 타선을 철저하게 틀어막았다. 6회까지 3안타 2볼넷을 내줬지만, 실점 없이 깔끔하게 막아냈다. 삼진 5개는 덤. 투구수는 총 99구였다. 평균자책점은 3.67까지 끌어내렸다.
3자 범퇴로 끝낸 건 1회 뿐이었다. 매회 출루를 허용했지만, 영리한 피칭으로 큰 위기감 없이 넘겼다. 2회 호잉, 3회 신본기가 각각 볼넷과 안타로 출루했지만 실점하지 않았다. 4회에도 선두타자 강백호가 우측 펜스 직격 2루타를 때려냈지만, 후속타가 불발이었다. 5회 박경수, 6회 강백호의 출루도 잇따라 무위로 돌아갔다.
6이닝 무실점. 타자보다 투수에게 한층 더 괴로운 수중전임음을 감안하면 가히 눈부신 호투였다. 경기 초반에는 최고 149㎞의 강속구를 던졌지만, 비가 내리기 시작하자 140㎞ 안팎의 직구로 제구에 집중하는 노련미도 과시했다. 장정석 해설위원은 "오늘 박세웅의 하이패스트볼에 이은 그 높이에서 떨어지는 파워커브는 정말 명품이다. 박세웅의 투구도, 안중열의 투수리드도 거듭 칭찬할 수밖에 없다"고 탄복했다.
롯데는 7회 KT에 2점을 내줬다. 하지만 이날 경기 내내 쏟아진 빗방울이 한층 더 굵어짐에 따라 결국 강우콜드가 선언됐다.
부산=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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