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선발은 이닝이다. 버티는게 선발투수의 힘이다."
'노메달'로 끝난 도쿄올림픽. '안경 에이스' 박세웅에겐 생애 2번째 태극마크라서 더 특별한 경험이었다.
박세웅은 23일 KT 위즈를 상대로 6이닝 무실점 호투, 7회 강우콜드승을 이끌며 시즌 5승(6패)째를 올렸다.
경기 후 만난 박세웅은 "올림픽 다녀온 게 정말 큰 힘이 됐다. 전엔 억지로 이기려고 공을 던졌다. 지금은 경기를 한다기보다 마운드에서 (안)중열이와 함께 피칭을 하고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동갑내기 절친인 안중열과는 후반기부터 호흡을 맞추고 있다. 13일 LG 트윈스 전에 이어 후반기 14이닝 연속 무실점 행진이다. 박세웅은 "볼배합도 잘 통한다. 올림픽 후에 많은 변화가 있었다. 중열이에게 감사할 일이 참 많은 것 같다"며 웃었다.
이날 승리로 박세웅은 올시즌 11번째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3자책점 이하)를 기록했다. 스트레일리(10번) 프랑코(8번) 두 외국인 듀오를 뛰어넘어 팀내 1위로 올라섰다.
박세웅 스스로도 자부심이 큰 기록이다. 그는 "서스펜디드긴 하지만, 전에 두산 베어스 전도 QS였다"며 강조하는 한편 "QS는 최소 6이닝 투구를 해야한다. 선발투수에게 제일 중요한 기록이 이닝 아니냐"고 강조했다.
이어 "대표팀에서도 '선발은 버티는 게 힘'이란 말을 많이 들었다. 이닝 욕심이 많이 난다"고 강조했다.
선발의 미덕을 강조한 선배는 누굴까. 박세웅은 "(차)우찬이 형은 KBO리그 A급 선발투수로 활약해왔다"며 "많이 배우려고 노력했다. 공을 던지는 기술보다도 컨디션이 안 좋을 때도 선발은 이닝을 버텨주는게 최우선이다, 그런 얘기가 와닿았다"고 덧붙였다.
이날 폭우 속에도 잘 던져준 박세웅 덕분에 롯데는 KT 전 2연패를 끊어냈다. 상대 에이스 데스파이네가 악천후에 무너진 날이기에 더욱 인상적인 호투였다.
박세웅은 "경기를 할지 안할지 신경이 쓰였지만, 어차피 선수는 '정상 진행' 전제 하에 준비한다"면서 "(이용훈)투수코치님이 쫓기지 말고 네 템포 지켜서 던져라'라고 충고해주신 게 큰 도움이 됐다. 노게임 가능성에 대해서는 걱정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더그아웃에서의 표정도 한결 밝아졌다. 박세웅은 "요즘 그런 얘기 많이 듣는다. 선발 나간 날도 너무 무겁기보다 이닝 던지고 내려오면 편하게 쉬려고 한다. 코치님하고 경기 내용을 갖고 얘기할 때도 무겁게 있지 않으려고 노력중"이라며 "작년까지 좋지 않았던 것 2가지 중 하나인데, 잘 지키고 있다"고 강조했다.
나머지 하나가 궁금해질 수밖에 없다. 박세웅은 "피칭하는 날 100~110m 롱토스를 꾸준히 한다. 덕분에 날이 더워지면 구속이 눈에 띄게 떨어지곤 했는데, 올시즌에는 평균 구속이 괜찮다. 그게 유지가 되니까 좋은 피칭을 하고 있는 것 같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부산=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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