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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샹치'는 MCU(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최초의 아시안 히어로를 내세우며 영화 속 배우들의 95% 이상을 동양인 배우들을 캐스팅해 일찌감치 기대를 모았다. 특히 샹치는 '어벤져스: 엔드게임'(2019)에서 아이언맨, 캡틴 아메리카 등 주요 1세대 히어로들이 퇴장한 이후 MCU에 합류하게 된 첫번째 뉴 히어로로, 마블의 페이즈4을 이끌어 갈 역할을 할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에 마블 팬들의 더욱 비상한 관심을 모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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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영화는 동양 무술이라는 틀 안에만 갇히는 게 아니라 슈퍼히어로 영화가 줘야할 스케일과 스펙타클까지 아낌없이 선사한다. 샹치의 놀라운 능력이 가장 먼저 보여지는 달리는 버스 안에서의 액션은 입을 떡 벌어지게 만들 정도. 이후 마카오 불법 격투장에서의 1:1 맨몸 액션이 주는 타격감은 초반에 나왔던 우아한 느낌과는 전혀 다른 파워까지 관객에게 고스란히 전해준다. 후반 텐 링즈가 가진 초월적 파워와 무술이 결합된 결투는 '샹치' 속 액션의 화룡점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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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틀롤 샹치 역을 맡은 시무 리우가 보여주는 액션과 별개로, 캐릭터 자체가 가진 매력이 적다는 것이 이 영화의 가장 아쉬운 점이라 할 수 있다. 더욱이 '샹치'는 슈퍼히어로서의 매력을 넘어 인물 그 자체의 특징과 매력이 가장 도드라졌던 토니 스타크(아이언맨), 스티브 로저스(캡틴 아메리카)가 퇴장 후 처음으로 합류하는 새 히어로이기 때문에 샹치의 이러한 매력 부재는 더욱 큰 단점으로 다가온다. 멋진 무술 이상의 무언가가 부재된 샹치는 캐릭터 자체가 다소 평면적으로 그려진다. 샹치가 영화 내내 품고 있는 어머니에 대한 상실감과 아버지에 대한 분노의 감정 역시 섬세하게 그려지진 못하다.
'샹치'에서 가장 눈부신 캐릭터는 당연 중화권을 넘어 아시아 최고의 톱 배우 양조위가 연기하는 웬우다. MCU 영화들은 그동안 빌런들의 매력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는데, '샹치'는 빌런의 매력의 폭발하다 못해 영화 전체를 씹어 삼킬 정도다. 이는 엄청난 돈과 CG를 퍼부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에서도 빛을 발한 양조위의 연기력 덕분이라 할 수 있다.
웬우는 모두를 위험에 빠뜨리는 빌런이긴 하지만, 어떤 권력이나 초월적인 힘을 노렸던 마블 영화 속 빌런과 완전히 결을 달리한다. 사랑하는 아내를 잃고 오직 아내를 되찾고 싶다는 마음으로 광기에 휩싸인, 어쩌면 가장 복잡하고 슬픈 빌런 중 하나다. 양조위는 빌런 답게 부드러운 미소를 지어보일 때에도 엄청난 카리스마로 화면 전체를 장악해 버린다. 하지만 홍콩 로맨스 멜로 영화를 대표 얼굴이었던 그의 명성답게, 떠나간 아내를 그리워 할 때마다 나오는 양조위의 슬픈 얼굴은 빌런인 그를 도저히 미워할 수 없게 만든다.
우주를 넘어 시간을 초월하는 차원의 개념까지 시각적으로 완벽하게 구현해 냈던 마블은 '샹치'에서는 신비로운 미지의 세계 탈로라는 새로운 공간을 선보이며 다시 한번 관객을 사로 잡았다. 샹치의 어머니 장리의 고향인 탈로는 어마어마한 암석으로 둘러 쌓여 있지만, 그 안에 푸르른 초원이 끝 없이 펼쳐진, 마치 고대의 마을을 연상시킨다. 그 안에는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각종 전설 속 동물들로 가득하다.
마블은 놀라운 시각적 디자인으로 이런 탈로의 모습을 아릅답고도 웅장하게 그려냈다. 탈로에 들어선 후 놀라운 표정으로 주변을 둘러보는 샹치 일행의 감격스러운 표정이 바로 관객의 표정이 된다. 가장 놀라운 건 역시 후반 펼쳐지는 두 드래곤의 싸움이다. 탈로를 지키는 전설의 드래곤과 탈로를 위협하는 악의 드래곤과의 엄청난 싸움은 단 한 순간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이승미 기자 smlee0326@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