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아! 어머니….'
서정원 감독(51)이 애끊는 사모곡으로 주변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어머니가 별세하셨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오도가도 못하는 신세로 이국땅에서 비통한 눈물만 흘리고 있다.
중국 갑급리그 청두 룽청을 이끌고 있는 서 감독은 지난 30일 밤 갑작스런 비보를 접했다. 어머니 석춘옥씨가 숙환으로 소천하셨다는 것. 향년 95세.
한국에 있는 가족들로부터 연락을 받은 서 감독은 당장 귀국하겠다며 눈물을 펑펑 쏟았다고 한다. 자식에게 부모를 잃은 슬픔이 다를 수 있겠느냐마는 서 감독에게 어머니는 특히 각별했다.
서 감독은 7남매 중 막내로 태어났다. 대식구의 막내였기에 부모님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한국축구를 대표하는 선수-지도자로 성장했다.
최근 기력이 쇠해져 거동이 불편할 날이 많아질 때도 "애미 걱정일랑 하지 말고 이국땅 중국에서 몸 건강히 팀을 잘 이끌거라"라고 되레 걱정해주셨던 어머니다.
서 감독은 선수 전성기 시절 오스트리아 등 해외에서 많은 세월을 보낼 때 "어머니가 막내아들을 객지로 보낸 걱정으로 늘 노심초사하시면서 기도해주신 덕분에 꿋꿋하게 버틸 수 있었다"며 어머니의 '무한사랑'이 해외에서의 성공 비결이었다고 소개한 적이 있다.
그런 어머니의 장례를 지키기 위해 한달음에 달려오려 했지만 "불효자는 웁니다"만 목놓아 외쳐야 하는 신세가 돼 버렸다. 청두 지역에서 한국으로 향하는 항공편을 구할 수가 없었다. 코로나19로 인해 항공 스케줄이 대폭 축소된 까닭이다. 가장 빨리 귀국할 수 있는 항공편은 9월 2일 저녁이나 돼야 가능했다. 그 때는 이미 어머니의 장례가 끝난 뒤였다.
뒤늦게 귀국을 해도 문제였다. 다시 팀으로 돌아가더라도 코로나19 방역대책에 따라 자가격리를 해야 하는 등 최소 3주일간 팀을 비워야 한다. 현재 청두 룽청은 서 감독이 부임한(2020년 12월) 이후 탄탄한 상승세를 이어가며 정규리그 1위를 달리고 있다. 2위 메이조우 하카(승점 40)와 불과 승점 1점 차이인데다, 시즌 하반기가 한창 진행중이어서 장기간 팀을 비우는 것도 녹록하지 않았다.
결국 고국의 가족들이 서 감독을 설득해 중국에 남아 있으라고 했단다. "어쩔 수 없는 상황인 만큼 남은 누나와 형님들이 어머니를 잘 모실테니 너무 무리하지 말라"고 했다.
빈소가 마련된 분당서울대병원 장례식장의 상주 명단에는 '서정원'의 이름이 적혀 있다. 하지만 고인이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보고싶어 했던 막내아들은 빈소를 지키지 못하고 있다.
서 감독 에이전트인 스포츠인텔리전스그룹의 김동욱 대표는 "감독님이 가족들과 통화하는데 너무 비통하게 우는 바람에 대화를 나누기 힘들 정도였다고 한다"면서 "오고 싶어도 오지 못하는 서 감독의 심정을 생각하니 마음이 찢어진다"고 애도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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