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해결을 하고 싶고, 책임감을 갖고 있다."
'캡틴' 손흥민(29)이 답답한 마음을 감추지 않았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7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레바논과 2022년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2차전을 치른다.
상황은 좋지 않다. 한국은 지난 2일 열린 이라크와의 첫 대결에서 0대0 무승부를 기록했다. 상대의 밀집수비를 뚫지 못했다. 남은 원정 일정을 고려할 때 레바논전 승리는 필수다.
손흥민은 5일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많은 밀집수비를 경험했다. 약속된 플레이로 푼다기보다 세밀한 플레이가 중요한 것 같다. 풀어야 하는 게 숙제다. 기본적인 패스 강도, 볼 움직이는 속도 등이 다 개선돼야 한다. 세밀한 공간이 나올 때 잘 파고들어야 한다. 그런 공간을 인지하는 것도 중요한 것 같다. 얘기를 많이 하고 있다. 세밀하게 준비하고 있다. 사실 지금까지 잘 안 되던 부분이다. 그럼에도 계속해서 풀어나가야 할 숙제"라고 말했다.
단 한 경기 만에 위기를 맞은 한국. 손흥민의 발끝이 더욱 중요하다. 하지만 손흥민은 첫 경기에서 슈팅을 극도로 아끼는 듯 한 모습을 보였다.
손흥민은 "해결을 하고 싶고, 책임감을 갖고 있다. 내가 슈팅 때릴 수 있는 기회가 없었던 것 같다. 내가 안 때리려고 안 때리는 것은 아니다. 밖에서 보는 입장과 안에서 뛰는 입장은 다를 수 있다. 그 순간 내가 너무 타이트해서 '슈팅을 때려도 수비에 맞겠구나' 싶어 패스를 준다는게 더 욕심을 안 부린다는 생각을 줄 수 있을 것 같다"고 답답해 했다.
그는 "왜 슈팅을 아끼는 것 같은지. 나도 고쳐야 할 부분이다. 우리가 잘하고, 승리하려면 골을 넣어야 한다. 조금 더 슈팅을 때리려고 한다. 나도 슈팅을 제일 좋아하고 자신있어 한다. 좋지 않은 자세에서 슈팅을 때리면 팀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조금 더 욕심을 내보려고 생각도 한다. 경기장에서도 하려고 노력한다. 마음처럼 잘 안 된다. 경기장에서 보여드려야 하기에 고쳐나가겠다"고 말했다.
손흥민이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문제는 피로다. 손흥민은 100% 컨디션이 아니다. 소속팀 일정을 마치고 8월31일 합류했다. 하루 휴식 뒤 곧바로 경기. 시차 적응도 하지 못한 상태에서 풀타임을 소화했다.
그는 "선수들에게 많이 미안하다. 결국에는 핑계다.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지 못해 팬들께 죄송하다는 마음을 갖고 있다. 다음 경기에서는 조금이라도 더 좋은 컨디션으로 보여드리는 게 중요할 것 같다. 피곤하면 잘 먹고, 잘 자고, 훈련 때 조절하면서 한다. 더 좋은 컨디션과 좋은 몸 상태로 경기장에 나서길 기대하면서 준비하고 있다"고 상황을 전했다.
레바논전 선전을 다짐한 손흥민. 그는 "첫 경기 결과가 너무나 안타까웠다. 당연히 승리를 가져오면 좋지만, 가끔은 원하지 않는대로 진행이 될 때가 있다. 우리가 많이 배우는 것이 있다고 생각한다. 9경기를 더 치른다. 팬들의 많은 응원과 성원이 필요할 때다. 우리는 운동장, 훈련자에서 최선을 다하겠다. 좋은 경기, 승리하는 모습 보이도록 노력하겠다. 지금까지 보내주셨던 응원과 격려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손흥민은 이라크전 직후 이라크 선수들이 고의적으로 시간을 끌며 경기를 지연시켰다며 "이러면 축구 발전이 없다"고 쓴소리를 했다.
그는 "내 생각은 변함없다. 이런말 해도 되는지 모르겠다. 이라크 선수들과 얘기하는데 이해 안 되는 부분을 솔직히 말 해줬다. 선수 대 선수로 말했다. 그쪽도 이해가 된다. 한국에 와서 이기기 힘들다는 생각을 해서 승점 1점을 챙겨야 한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건 존경하지만 경기 시작과 동시에 그렇게 시간 끌기를 제재 안 하는 것 자체가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해서 그런 말을 한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축구 보는 분 입장에서도 시간 끄는 게 재미있는 것은 아니다. 상대가 중요한 상황에서 마지막 10분, 5분은 인정한다. 그 팀 전술이니까. (딕 아드보카트 감독 반응에) 나랑 혹시 다른 경기를 했나 싶었다. 감독님 나름의 입장이 있고, 나도 내 입장이 있다. 이슈화를 위해 말한 게 아니고, 느낀대로 말한 것이다. 축구 템포가 빨라져야 더 재미있지 않을까 싶다. 각자 생각은 다르다. 한명의 축구 팬으로서 그런 발언을 한 것"이라고 목소리에 힘을 줬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