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가장 중요한 순간 눈부신 호투. 이것이 에이스다.
류현진(34·토론토 블루제이스)이 최고의 피칭으로 시즌 13승(8패)과 팀의 5연승을 이끌며 와일드카드 경쟁에 불을 불였다.
류현진은 7일(한국시각) 미국 뉴욕 양키스타디움에서 열린 뉴욕 양키스와의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 6이닝 3안타 6탈삼진, 무4사구 무실점으로 양키스 강타선을 잠재웠다.
팀의 8대0 완승을 이끈 류현진의 역투 속에 토론토는 아메리칸리그 와일드카드 1위 양키스와의 승차를 3.5경기로 좁혔다.
세번째 도전 만에 시즌 13승을 수확한 류현진은 리그 다승 단독 2위에 올랐다. 1위 게릿 콜(14승·양키스)과는 1승 차. 개인 한 시즌 최다승 기록인 14승에도 1승 차로 다가섰다. 류현진은 LA다저스 시절이던 2013년, 2014년, 2019년 각각 14승 씩을 기록한 바 있다. 평균자책점도 3.92에서 3.77로 낮췄다.
이렇다 할 위기 조차 없는 완벽한 피칭이었다.
3회를 제외하고 양키스 타자들은 2루 조차 밟아보지 못했다.
시미언과 게레로 주니어의 연속타자 홈런으로 2-0 앞선 채 등판한 류현진은 1,2회를 가볍게 삼자범퇴 처리했다. 3회 1사 후 가드너에게 중전안타를 허용했지만 어셀라와 르메이휴를 각각 땅볼 처리하고 이닝을 마쳤다.
4회도 삼자범퇴로 처리한 류현진은 5회 선두 리조에게 좌전안타를 허용했다. 하지만 후속 3타자를 범타 처리하고 무실점 피칭을 이어갔다.
류현진은 6회 또 한번 선두타자 어셀라를 좌전안타로 내보냈지만 르메이휴를 병살타로 잡아낸 뒤 갈로를 루킹 삼진 처리하고 임무를 마쳤다.
2-0으로 앞선 7회부터 불펜에 마운드를 넘겼다. 토론토는 9회초 에르난데스의 솔로홈런, 시미언의 만루홈런으로 점수 차를 크게 벌리며 8대0 대승을 확정지었다.
4사구 없이 단 3명 만을 출루시킨 류현진. 효율적인 투구로 6회까지 80구 만을 던졌다.
두점 차 박빙의 리드. 투구수로 볼 때 더 던질 만 했지만 벤치는 교체를 단행했다. 이유가 있었다.
경기의 중요성을 감안해 초반부터 전력 피칭을 한 탓이다.
이날 류현진의 최고구속은 애런 저지를 상대로 던진 93.9마일(약 151km)이었다. 평균 구속도 147.7㎞(포심), 142.6㎞(커터)로 평소보다 3∼4㎞ 빨랐다.
실제 류현진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개수 신경쓰지 않고 경기 초반에 모든 힘을 쓰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로비 레이를 참고해 안 던지던 슬라이더를 많이 던지느라 팔에 타이트한 느낌이 있었다"고도 했다.
류현진은 "80구까지 너무 좋았고 힘도 있었다. 그 이후에는 무리가 되지 않을까 싶어 감독님, 투수코치님과 상의 끝에 결정했다"고 밝혔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