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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레바논] '역시 빵훈이' 답답한 한국축구 시원하게 뚫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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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뚫었다! 빵훈이.'

'빵훈이' 권창훈(27·수원 삼성)이 해결사로 떴다.

2경기 연속 답답한 경기로 위기에 빠질 뻔했던 '벤투호'를 구한 골이었다.

권창훈은 7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2022년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2차전 레바논전서 천금같은 골을 터뜨리며 1대0 승리를 견인했다.

후반 14분, 교체 투입된 지 2분 만에 골망을 흔들었다. 그것도 좀처럼 골문을 열지 못해 이라크와의 1차전(0대0 무) 악몽이 되살아날 즈음 나왔다.

권창훈은 이날 벤치에서 출발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은 부상으로 갑자기 빠진 손흥민을 대신해 최전방에 조규성을 깜짝 기용하며 황희찬 나상호를 양쪽에 배치했고, 황인범 이재성 이동경이 2선을 받치는 공격라인을 가동했다.

예상했던 대로 경기 흐름은 한동안 고구마같은 경기였다. 레바논은 사실상 10백 수비로 내려섰고, 한국은 레바논의 골문을 좀처럼 뚫지 못했다. 이라크전에 비해 공격 흐름이 빨라졌고, 루트도 다양해지는 등 내용면에서 향상된 모습이었지만 마무리는 없었다. 설상가상으로 레바논 골키퍼 마타르의 슈퍼세이브도 빛났다. 마타르는 전반에 황희찬 이동경 황인범이 번갈아 가며 때린 결정타를 잘도 막아냈다.

후반에도 전반과 같은 흐름, 갈증을 풀어 줄 반전카드가 필요했다. 12분 벤투 감독은 나상호 대신 권창훈, 이동경 대신 송민규를 동시에 투입하며 변화를 시도했다. 비가 내리던 이날, '가뭄 속 단비'를 부르는 교체카드였다.

촘촘했던 레바논 수비망은 새로 투입된 권창훈에 대비하느라 틈을 보이기 시작했고, 권창훈은 그 틈을 놓치지 않았다. 홍 철의 왼측면 전진패스를 받은 황희찬이 문전 크로스를 올렸다. 그러자 권창훈이 간격이 벌어진 수비수 사이를 뚫고 총알같이 커트인하며 왼발 논스톱으로 결정타를 날렸다. 크로스에 이은 슈팅 순간까지, 공의 속도도 너무 빨라 더 이상의 슈퍼세이브는 없었다.

지난 6월 투르크메니스탄과의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H조 경기(5대0 승)에서 K리그 복귀 후 첫 A매치에서 1골-1도움으로 활약한 데 이어 A매치 7번째 골을 기록했다.

유럽 무대에서 부상으로 인해 긴 공백기를 보내며 출전 기회를 충분히 얻지 못한 채 K리그로 복귀했던 권창훈. 그의 경기력를 우려하는 시각도 있었지만 한국 최고의 선수들이 경쟁하는 A대표팀에서 '역시 빵훈이'를 입증하는데 부족함은 없었다.

권창훈의 결승골 이후 한국은 또다시 마무리를 짓지 못한 채 힘겹게 승점 3점을 챙겼다. 권창훈의 골을 그래서 더욱 값졌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