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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그아웃 뛰쳐 나왔던 서튼 감독 "판정 아닌 이대호 때문"[부산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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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판정이 아니라 이대호 때문에 나왔다."

롯데 자이언츠 래리 서튼 감독이 하루 전 빚어진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서튼 감독은 9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SSG전에서 1-1 동점이던 3회초 1사 3루 롯데 이대호 타석. 1BD에서 SSG 샘 가빌리오가 뿌린 2구째 투심이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았다. 몸쪽 낮은 코스로 휘어져 들어오는 공. 코스나 포구 위치를 보면 스트라이크존에서 다소 벗어났다는 생각을 할 수 있는 장면이었다. 스트라이크콜 이후 이대호는 "아~" 하는 탄식과 함께 쉽게 납득할 수 없다는 듯 심판에게 몇 마디를 던졌다. 심판이 마스크를 벗고 상황이 고조되려는 찰나, 래리 서튼 감독이 나섰다. 서튼 감독은 이대호를 제지한 뒤 통역을 불러 심판에게 설명을 들은 뒤 다시 더그아웃으로 향했다.

서튼 감독은 "이대호가 타석에서 (스트라이크 콜 이후) 좌절감을 드러냈다. 심판이 마스크를 벗고 이대호에게 뭔가를 이야기하려 해 나왔다"며 "판정보다 이대호 때문에 나왔다"고 밝혔다. 판정에 대한 의문이 아닌 선수 보호 차원에서의 행동이었다는 것.

이틀 연속으로 비슷한 장면이 이어졌다. 8일 대구 삼성전에서도 롯데는 동점 상황에서 애매한 공이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았고, 서튼 감독이 이에 대해 어필하는 장면이 포착된 바 있다. 서튼 감독은 당시 상황을 두고 "경기 중에 감정이 생길 순 있다. 길게 이야기할 부분은 아닌 것 같다"며 "심판들마다 각각의 스트라이크존을 갖고 있다. 하지만 9이닝 동안 존이 일정하지 않다고 느낄 때 가끔 아쉽다"고 말하기도 했다.

계속 이어지는 이런 상황은 자칫 선수단에 불필요한 스트레스를 줄 수도 있다. 이에 대해 서튼 감독은 "스트레스라는 표현은 적절치 않은 것 같다"며 "가을 야구를 위해 굉장히 중요한 순간이다. 모두가 흥분돼 있고, 매 경기 매 순간이 중요하다. 때론 좌절할 수도 있는 모습이 있지만, 경기 중에 당연히 나올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고 했다.

두 상황 모두 결과는 좋았다. 전준우는 결승 타점으로 연결되는 희생플라이를 만들며 팀에 승리를 안겼다. 이대호는 역전 적시타를 만들어내면서 팀에 리드를 선사했다. 서튼 감독은 "이대호가 충분히 좌절할 수 있었던 장면이다. 그러나 잘 이겨내고 자기가 원하는 공을 기다렸다가 안타를 만들어냈다"고 칭찬했다.

부산=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