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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의 후예' 전북 홍정호의 투혼!현대가더비 0대0무[K리그1 울산-전북 현장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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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벼랑끝 승부."

10일 울산과의 맞대결을 앞둔 기자회견에서 김상식 전북 감독은 울산과의 한판 승부를 "벼랑끝 승부"라고 했다. "올 한해 농사를 결정지을 중요한 승부다. 전북의 자존심을 걸고 팬들을 위해 모든 것을 쏟아낼 것"이라고 이를 악물었다.

1위 울산이 승점 54, 2위 전북이 승점 50. 이날 맞대결 결과에 따라 1-2위간 승점차가 7점차로 벌어질 수도, 1점차로 줄어들 수도 있는 우승의 향방을 결정지을 중대 승부처였다. 승부처라는 데 홍명보 울산 감독도 이견이 없었다. 그러나 홍 감독은 "지난 전북전이 자신감을 얻는 경기였다면 이번 맞대결은 우리가 전북을 상대로 얼마나 경쟁력 있는 팀인지 보여줄 기회다. 선수들의 심리적 안정이 가장 중요하다"며 마음을 다잡았다.

5559명, 문수월드컵경기장에 올 시즌 홈 최다관중(전체 3위)이 들어찬 '현대가 더비', 이겨야 사는 초가을의 그라운드는 말 그대로 전쟁이었다. 그리고 그 전쟁에서 양팀은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후반 43분 울산 이동준의 결정적 찬스를 전북 캡틴 홍정호가 몸을 던져 막아냈다. '홍명보의 아이들' 홍정호가 울산 홍명보호의 승리를 막아섰다.

선두 울산 현대는 10일 오후 7시30분 울산 문수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하나원큐 K리그1 2021' 29라운드 2위 전북 현대와의 홈경기에서 0대0으로 비겼다.

▶라인업

-울산(4-1-4-1)=조현우(GK)/설영우-불투이스-김기희-김태환/원두재/윤일록-이청용-윤빛가람-이동준/오세훈

-전북(4-2-3-1)=송범근(GK)/김진수-김민혁-홍정호-최철순/류재문-백승호/송민규-김보경-한교원/구스타보

▶전반

전반 초반부터 울산의 공격이 불을 뿜었다. 전반 3분 이청용의 과감한 오른발 슈팅을 전북 수문장 송범근이 쳐냈다. 전반 6분 송범근이 킥 미스로 아찔한 순간을 맞았다. 오세훈이 1대1 찬스를 잡았지만 발리 슈팅이 불발됐다. 전북이 가슴을 쓸어내렸다. 벼랑끝 승부라는 말 그대로 그라운드는 전쟁이었다. 전반 16분 울산 센터백 불투이스에게 발목을 밟힌 전북 미드필더 김보경이 쓰러졌다. 전반 21분 울산 윤일록의 패스를 받은 설영우의 파워풀한 슈팅이 빗나갔다.전반 25분 김보경과 충돌한 윤일록이 쓰러져 한동안 일어나지 못했다. 전반 29분엔 윤일록의 슈팅이 벗어났다. 강력한 압박과 치열한 몸싸움, 숨가쁜 공수 전환 속도, K리그 1-2위 현대가 더비다운 뜨거운 한판 승부였다. 전반 32분 울산 캡틴 이청용이 쇄도하는 구스타보를 향해 아낌없이 몸을 던졌다. 파울이었다. 전반 34분엔 이청용을 잡아끈 전북 류재문에게 파울이 주어졌다. 전반 37분 박스 안에서 울산 원두재가 전북 김보경을 막아서는 과정에서 충돌, VAR이 가동됐으나 노파울이 선언됐다. 전반 44분 원두재의 뒷공간 패스를 이어받은 이동준의 슈팅이 높이 떴다. 전반 45분이 눈깜짝할새 지나갔다. 울산이 45분간 7개의 슈팅, 5개의 유효슈팅을 기록했고, 전북은 1개의 슈팅, 유효슈팅은 없었다. 0-0으로 전반을 마무리했다.

▶후반

후반에도 전쟁은 계속됐다. 후반 9분 박스안에서 오세훈과 공중볼을 경합하던 김민혁이 뒤에서 충돌했으나 주심이 VAR실과 소통한 후 문제없다고 판단했다. 후반 10분 김민혁과 부딪친 오세훈이 쓰러지자 울산 홈팬들의 야유가 쏟아졌다. 윤빛가람의 프리킥에 이은 불투이스의 슈팅이 빗나갔다.

후반 13분 울산 홍명보 감독은 윤빛가람 윤일록 대신 이동경 바코를 투입, 변화를 꾀했다. 전북 김상식 감독은 한교원, 김보경을 빼고 문선민, 이승기를 투입하며 맞불을 놓았다.

후반 15분 전북이 날카로운 공격을 선보였다. 측면에서 이승기의 패스를 이어받은 문선민의 칩슛을 조현우가 막아냈다. 울산의 거센 공세를 홍정호, 최철순 등 전북의 베테랑 수비라인이 끈질기게 막아냈다. 측면에서 이동준의 날선 움직임을 김진수가 막아섰다. 후반 30분 전북은 송민규 대신 쿠니모토를 투입하며 교체카드 3장을 모두 썼다. 후반 21분 이동경의 왼발 슈팅이 크로스바를 살짝 넘기자 5500여 팬들이 한꺼번에 장탄식을 쏟아냈다. 후반 33분 김진수의 기습 슈팅을 조현우가 가까스로 막아냈다. 후반 37분 설영우의 슈팅은 홍정호에게 막혀 굴절됐다. 후반 39분 코너킥에서 오세훈의 헤더 역시 크로스바를 벗어났다. 후반 40분 전북 문선민의 오른발 슈팅이 골대를 살짝 빗나갔다. 후반 42분 이동준이 전북 송범근을 제치고 슈팅을 날리는 순간 서울전 극장골의 주인공, 전북 캡틴 홍정호가 몸을 던져 막아냈다. 1골과 다름없는 수비였다. 결국 양팀은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0대0으로 비겼다. 울산이 승점 55, 전북이 승점 51, 승점 4점차 1-2위를 그대로 유지했다.

울산은 이날 승리로 홍 감독 부임 이후 전북전 무패를 달렸다. 4월 12일 첫 홈 맞대결에서 0대0으로 비겼고, 5월 19일 전주성 원정에선 4대2로 승리했다. 3경기 연속 무패에 만족해야 했다. 이날 현대가더비는 명불허전이었다.

한편 이날 현대가 더비엔 파울루 벤투 A대표팀 감독이 코칭스태프 전원과 함께 경기장을 찾아 매의 눈으로 주요 선수들의 움직임을 관찰했다. 울산=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