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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 내내 일진일퇴 공방이 이어지던 숨가쁜 그라운드, 보기 드문 훈훈한 장면이 나왔다. 축구공 2개가 경기장에 흘러들어왔다. 상대 선수가 차낸 볼이 다시 들어오자, 이청용이 주심에게 사인을 건넸고 경기는 잠시 중단됐다. 이청용은 발 아래 볼을 번쩍 집어들고 사이드라인으로 달려갔다. 환한 미소와 함께 볼보이에게 두 손으로 친절하게 볼을 건네는 모습에 홈팬들이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현영민 위원 등 JTBC 중계진도 "발로 차지 않고 손으로 전해주네요"라며 찬사를 보냈다. 짧은 순간이었지만 이 장면이 중계화면에 클로즈업되면서 K리그 팬들도 이청용의 따뜻한 인성에 열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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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이청용에게 직접 볼을 건네받은 '울산유스 볼보이'에겐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이 됐다. 고양 JSJ FC-백마중 출신의 김규래는 울산 현대고 1학년 미드필더다. "울산 홈경기에 5~6번 볼보이를 해봤지만 손으로 볼을 갖다주신 선수는 처음이었어요. 그냥 대충 차주시는데… 어릴 때부터 정말 좋아하는 선수가 다가오셔서 당황스럽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했죠"라며 솔직한 마음을 털어놨다. 16세 울산유스는 우상을 만난 순간을 또렷하게 복기했다. "제가 김태환 선수에게 볼을 드렸는데 반대쪽 볼보이하던 친구가 찬 볼이 경기장에 또 들어갔어요. 다른 선수가 차낸 볼이 다시 튕겨들어가고 인플레이가 됐는데 이청용 선수가 심판께 '잠깐만!'하시더니 볼을 손으로 들고 제쪽으로 달려오셨어요. 웃으면서 볼을 건네주셨는데 그 순간 너무 신기하고 감사했어요."
인성과 실력을 겸비한 캡틴 이청용은 울산 유니폼을 입을 날을 꿈꾸는 이규래같은 어린 선수들에게 존재만으로도 강력한 동기부여다. 이규래는 "저도 이청용 선수처럼 좋은 선수가 되고 싶어요. 인성이 좋은 축구선수가 되고 싶어요"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청용 선수에게 하고 싶은 말을 묻자 반듯한 대답이 돌아왔다. "저희 후배들에게 늘 좋은 모습을 보여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어 촌철살인 한마디를 잊지 않았다. "올해는 무조건 우리 울산이 우승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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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