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지난해 세이브왕에 올랐던 마무리 투수의 조기 투입. 키움 히어로즈의 과감한 선택에는 믿을 수 있는 카드 한 장이 더 있기에 가능했다.
지난해 33개의 세이브를 올리면서 세이브왕에 올랐던 조상우(27·키움 히어로즈)는 전반기 14세이브를 올렸지만, 후반기 세이브가 한 개도 없다. 특별한 문제가 있던 건 아니다.
조상우는 명실상부 KBO리그 최고의 투수 중 한 명이다. 마무리투수라는 특성 상 조상우는 세이브 상황에서 주로 등판했다. 치열한 순위 싸움을 펼치고 있는 키움으로서는 조상우를 최대한 활용하도록 전략을 짰고, 세이브 상황이 아닌 승부처에서 기용하도록 했다. 키움으로서는 조상우 활용으로 하나의 승부수를 띄운 셈이다.
홍원기 감독은 "2019년 포스트시즌에서도 조상우를 중간 투수로 기용한 적이 있다. 가장 좋은 투수기 때문에 가장 중요한 상황에서 기용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14일 NC 다이노스전에서 홈런을 허용하는 등 흔들린 모습이 있었지만, 이전까지 조상우 조기 투입 전략은 빛을 봤다. 조상우는 자리를 옮기고 4경기 연속 승리를 거두는 등 팀의 승리 카드로 자리를 잡아갔다.
조상우의 성공적인 변신에는 또 한 명의 공로자가 있다. 조상우가 비운 마무리투수 자리를 채운 김태훈이다.
올 시즌 조상우의 발목 부상으로 마무리 투수로 거론됐던 김태훈은 후반기 12경기에서 11⅔이닝을 소화하며 6세이브 3홀드를 거두며 클로저 역할을 완벽하게 해냈다.
홍원기 감독은 "몇 년 동안 중요한 상황에 나섰던 선수"라며 "경험이 많은 것이 장점이다. 필승조로 있었을 때에도 제 역할을 잘 해줬다. 또 승부사 기질이 있는 선수"라고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새롭게 마무리투수로 나서게된 김태훈은 "조금 늦게 나갈 뿐, 큰 차이는 없다. 올 시즌 중간에서 오래 준비했던 만큼 루틴은 그대로 가지고 가고 있다"라며 "그동안 자리를 많인 옮겨본 만큼 큰 문제는 없다"고 이야기했다.
그동안 허리 부상 등으로 좋았을 때마다 휴식을 가졌던 김태훈은 시즌 전 "건강하면 자신있다"고 강조했다. 부상없이 시즌을 보내고 있는 가운데 김태훈은 54경기에서 3승 2패 7세이브 14홀드 평균자책점 2.79로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김태훈은 "선수라면 가지고 있는 잔잔한 통증은 있을지 모르겠지만, 못할 정도는 아니다"라며 "안 아프면 잘할 수 있다"고 다시 한 번 힘주어 말했다.
시즌 초 15개 이상의 홀드를 목표로 잡았지만, 이제 세이브를 올리게 됐다. 김태훈은 "마무리투수인 만큼 홀드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웃으며 "이제는 팀이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갔으면 좋겠다"고 새 목표를 밝혔다.
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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