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척=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야구는 심리의 스포츠.
좋은 의미든, 나쁜 의미든 특정 시기, 특정 흐름에 휘말릴 수 있다.
경험이 부족한 신예라면 더욱 그렇다.
키움 내야수들은 악순환 고라에 빠져 있었다.
키움은 10개 구단 최다 실책 팀이다. 유일하게 팀 실책이 100개(109개)를 넘는다.
키움은 후반기 내야진 변화가 있었다.
서건창 트레이드 이후 유격수 김혜성이 2루수로 옮겼다. 새로 맡은 주장으로 수비 부담을 덜기 위한 배려 차원의 불가피한 조치.
변화의 과정에서 유격수 쪽에 문제가 생겼다. 대졸 3년차 김주형과 고졸 2년차 신준우, 루키 김휘집이 번갈아 맡고 있지만 안정감이 떨어진다. 2루수 김혜성과의 키스톤 호흡도 불안한 상황. 시즌 중 포지션 변경이 불러온 문제점이었다. 어느 정도 적응 시간이 필요해 보였다.
하지만 문제는 팀이 처한 현실이다. 실수를 너그럽게 눈감아 줄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실수를 품어줄 여유가 없다. 남은 경기는 단 27경기 뿐. 최근 10경기 무승을 23일 NC전 승리로 간신히 탈출했지만 여전히 갈 길이 멀다.
가을야구가 위태롭다. 비난을 감수하고 '논란의' 안우진까지 복귀시킨 이유다.
선수들도 팀의 이런 절박한 분위기를 느낀다. '절대 실수하지 말아야지' 하는 초조함과 강박관념이 실수로 이어진다. 반복되다 보면 클러치 상황에서 '나한테 제발 공이 오지 말았으면'하는 벼랑 끝 심리로 몰린다.
키움은 22일 인천 SSG전에서도 4개의 실책으로 이길 수 있었던 경기를 7대7로 비겼다.
키움 홍원기 감독은 23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NC와의 시즌 12차전에 앞서 "실책은 기술적 부분이 가장 크게 작용한다"면서도 "실책이 반복되고 그 이야기가 (언론에서) 계속 나오다보니 나이 어린 선수들이 압박을 받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결국 선수들이 이겨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압박과 실수의 악순환 고리. 한번 빠지면 끊어내기가 쉽지 않다.
젊은 유격수를 키우기에는 키움의 빠듯한 현 상황이 그리 우호적이지 만은 않다. 그저 유망주들이 '강하게 큰다'는 굳센 마인드로 씩씩하게 극복해내길 바랄 수 밖에 없는 현실이다.
그래도 23일 고척 NC전에서는 실책 없이 깔끔한 수비가 잇달아 나왔다. 특히 8회 위기 때 나온 유격수 김주형의 호수비가 결정적이었다. 그 덕에 키움은 4대1로 승리하고 6연패에서 탈출했다. 이렇게 차곡차곡 자신감을 쌓으면 된다. 여유 없는 상황이 안타깝지만 결국 시간의 문제일 뿐이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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