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KT 위즈는 선두를 끝까지 지킬 수 있을까.
2014년 창단한 KT는 2015년 1군에 참가한 지 7년 만에 정상에 도전하고 있다. 세 번째 사령탑을 앉히고 차분하게 준비해 온 팀이라면 우승 도전이 이상할 게 없지만, 시즌 전 객관적인 전력에서 5강이면 족하다는 평가를 받은 터라 올시즌 KT의 돌풍은 신선하다.
정규시즌 직전 각 구단 단장, 감독, 선수 100명을 대상으로 한 본지 설문 조사에서 KT를 5강 후보로 꼽은 관계자는 56명으로 10팀 중 5위였다. KT를 우승 후보로 꼽은 이는 한 명도 없었다.
그러나 지난 6월 25일 1위에 오른 KT는 8월 12일 하루를 제외하고 지금까지 한 번도 자리에서 내려앉은 적이 없다. 전반기에 2위 LG 트윈스와의 승차가 불과 2게임이었지만, 27일 현재 2위 삼성 라이온즈에 4경기차로 앞서 있다. 불안했던 1위가 지금은 확실한 1위로 자리매김한 상황이다.
KT의 지금 위치를 지켜준 것은 6할 이상이 마운드다. 팀 평균자책점 3.74는 전체 1위다. 후반기만 따져도 22승14패5무(0.611)로 승률 1위, 팀 평균자책점 2.99도 1위다. 9월 들어서는 12승7패4무로 두산 베어스에 이은 2위로 기세를 이어갔다. 9월 팀 평균자책점도 2.56으로 1위를 지키고 있다.
다만 지난 주엔 타선이 터지지 않아 21이닝 연속 무득점에 그치는 등 공격이 신통치 않아 6경기에서 2승3패1무로 주춤했다. KT가 주간 승률 5할을 밑돈 것은 후반기 들어 처음이다.
하지만 탄탄한 마운드를 유지하고 있는 KT를 우승 후보로 보는 전문가들이 지금은 다수다. KT 이강철 감독은 올시즌 앞두고 "야수들이 조금씩 나눠서 해주고, 마운드에 새 전력이 들어와 작년만큼은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지난해 MVP 멜 로하스 주니어가 떠난 걸 '중대 변수'로 두고 밝힌 계획이다. 이 감독의 구상은 '이럴 수가 있을까' 할 정도로 정확하게 들어맞았다.
이번 주가 페넌트레이스 우승의 중대 고비가 될 전망이다. 9월 최강 두산과 홈에서 2연전을 가진 뒤 부산으로 내려가 5강 진입에 사활을 걸고 있는 롯데 자이언츠와 3연전(더블헤더 포함), 다시 인천으로 이동해 '홈런 군단' SSG 랜더스와 주말 2연전을 각각 치른다.
악재가 도사리고 있다. 외국인 투수 윌리엄 쿠에바스가 어지럼증을 호소하는 상황에서 7연전을 소화해야 한다. 게다가 강백호 등 주요 타자들의 컨디션이 대부분 엉망이다. 지난 주 KT 팀 타율은 1할9푼5리로 최하위였다. 특히 강백호는 타율, 최다안타, 출루율 등 1위 자리를 모두 빼앗겼고, 살아날 듯했던 제라도 호잉도 21타수 2안타로 극심한 슬럼프에 빠진 한 주였다. 결국 투수진의 힘으로 극복해야 하는 상황.
2015년 10개팀 체제 출범 후 28경기를 남긴 시점서 1위인 팀이 끝까지 자리를 지킨 것은 6번 중 5번이다. 딱 한 번 2019년 2위 두산에 7경기차로 앞서 있던 SK 와이번스가 막판 1위 자리를 내준 기록이 있다. 지난해에는 NC가 28경기 잔여 시점서 2위에 5경기차로 앞섰고 결국 한국시리즈에 직행했다.
이강철 감독은 후반기를 앞두고 잔여 시즌 목표를 39승30패로 잡았다고 했다. 39승을 맞추려면 남은 28경기에서 17승을 보태야 하는데 무승부가 늘면서 수치 조정이 불가피해진 측면이 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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