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학생=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키워드는 '얼리' 드래프트. 그리고 '농구인 2세'였다.
한국프로농구연맹(KBL)은 28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2021년 KBL 신인선수 드래프트를 진행했다. 총 37명이 참가해 24명이 프로의 지명을 받았다. 지명률 64.9%. 2017년 이후 4년 만에 60%대를 기록했다.
가장 큰 관심을 모았던 1순위 영광은 연세대 2학년에 재학 중인 이원석(21)에게 돌아갔다. 2년 연속 1순위 지명권을 획득한 이상민 서울 삼성 감독은 망설임 없이 이원석을 선택했다. 이로써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얼리 선수가 1순위에 뽑히는 진기록을 냈다. 삼성은 지난해 인천 제물포고 졸업 예정인 차민석을 1순위로 선발했다.
이상민 삼성 감독은 "이원석은 가능성과 성장 속도를 봤다. 내외곽이 모두 가능한 자원이다. 대학 진학 후 성장세가 크다는 점에도 기대했다. 당분간 이원석 정도의 높이를 가진 빅맨은 나오지 않는다. 이원석이 자신의 장점을 살려 팀에 도움을 줬으면 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참가자 중 최장신(2m6.5)인 이원석은 빠른 발까지 갖췄다. 다만, 아직 웨이트가 부족하다. 차민석과의 동선 조정도 필요하다.
이원석은 "키에 비해 빠른 농구를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 웨이트가 급하지만, 시간이 필요하다. 대신 신장이 좋으니 밀리더라도 마지막에 위협을 가할 수 있도록 하겠다. 아직은 원석이지만 보석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그는 아버지에 대한 도전장도 잊지 않았다. 이원석은 국가대표 센터 출신 이창수 KBL 경기분석관의 아들이다. 이 분석관 역시 삼성의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뛰어 들었다. 이원석은 "예상 못하고 있었는데 1순위 지명을 받아 영광이다. 삼성은 아버지에게도 의미가 있는 구단이다. 내가 이어 받아 정말 영광이다. 아버지께서 삼성에서 뛰셨을 때 경기장에 오긴 했다. 너무 어려서 경기를 보지는 않았다. 아버지보다 1년 더 뛸 계획이다. 딱 21년"이라고 다짐했다.
이번 드래프트에는 유독 '농구인 2세'가 많았다. 전체 7순위로 원주 DB에 합류한 정호영(23)은 정재근 전 연세대 감독의 아들이다. 김진모(23·대구 한국가스공사)와 김동현(21·전주 KCC)은 김승기 안양 KGC 감독의 아들. 이날 현장에서 두 아들의 취업을 지켜본 김 감독은 "프로에 적응하기 위해 더욱 열심히 노력했으면 좋겠다. 약점도 있지만, 분명 장점도 한 가지씩은 있다. 열심히 하길 바란다"고 덕담을 건넸다.
'농구인 2세'만큼이나 얼리 선수들의 약진도 두드러졌다. 이번 드래프트에는 얼리 선수 6명이 참가했다. 1순위 이원석을 필두로 이승우(20·창원 LG·5순위) 선상혁(22·서울 SK·6순위) 김동현까지 무려 4명이 프로에 합류했다. KBL 드래프트 사상 처음으로 얼리 선수 4명이 1라운드에 지명을 받는 기록을 썼다. 김동현을 선발한 전창진 KCC 감독은 "고민을 많이 했다. 얼리 선수를 뽑은 것은 가능성을 본 것이다. 선수가 더 성장할 수 있도록 옆에서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이번에 선발된 신인 선수들은 10월 9일 개막전부터 출전 가능하다.
잠실학생=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