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생각해본 적 없다" vs "복수하겠다."
김승기 안양 KGC 감독과 두 아들. 코트 위 부자(父子) 대결이 성사됐다.
김 감독의 장남 김진모(23)와 차남 김동현(19)은 28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21년 한국프로농구연맹(KBL) 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나란히 프로의 유니폼을 입었다. 김동현은 1라운드 9순위로 전주 KCC에 합류했다. 김진모는 2라운드 3순위로 대구 한국가스공사의 지명을 받았다. 두 아들의 동시 취업(?). 김 감독은 행사 뒤 '오늘의 진정한 MVP'라며 주변의 축하를 받았다.
김 감독은 "애들 엄마가 가장 먼저 생각났다. 뽑혀도 2라운드 후순위가 될 것으로 생각했는데, 너무 놀랐다. 오전 트라이아웃 전에 '불필요한 것은 하지 말고, 잘하는 것만 하라'고 얘기해줬다. 지켜보니 괜찮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잘 봐주신 것 같다. 뽑아주셔서 감사하다. 열심히 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웃었다.
이어 "첫째는 슈팅이, 둘째는 신체조건이 좋은 선수다. 대학에서 운동을 많이 하지 못했는데, 내년부터는 좋아질 거다. 선수 잘 키우시는 감독님들에게 가서 듬직하다. 얼마를 뛰든 잘 적응하고 성장하게 알아서 해주실 거라 믿는다"고 덧붙였다.
아버지의 뒤를 이어 농구인의 길을 걸어가는 두 아들. 이제는 부자를 넘어 코트 위 서로를 겨루는 적이 돼 만난다.
승부의 세계는 냉정했다. 김 감독과 두 아들은 서로에게 선전포고를 날렸다. 김 감독은 "(감독과 선수로 대결하는 것을) 생각해본 적 없다"고 말했다. 냉정한 평가. 하지만 그 속은 따뜻했다. 이제 막 프로에 합류한 만큼 대결보다 적응이 우선이라는 것.
두 아들 역시 아버지에게 도전장을 내밀었다. 김동현은 "지금 당장 주전으로 뛸 수는 없다. 하지만 언젠가 KGC와 대결하면 아버지 입에서 '김동현 때문에 졌다'는 얘기가 나올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김진모는 "여기까지 올 수 있던 것은 모두 아버지 덕분이다. 하지만 상대로 만나면 죽기살기로 임하겠다. 그동안 아버지께 많이 혼났다. 복수하겠다"며 웃었다.
잠실학생=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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