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타임(Time)을 외치는 소리가 들렸다고 한다. 그래도 던졌어야했다."
롯데 자이언츠 영건 이승헌(23)이 어느덧 선발의 한 축으로 자리잡고 있다.
직구 구속이 150㎞를 넘나드는데다, 움직임이 심해 타자들을 괴롭히는 스타일의 투수다. 우여곡절이 많은 선수다.
지난해 5월 선발로 깜짝 발탁됐지만, 경기 도중 머리에 타구를 직격당해 두부 미세골절 부상을 당했다. 하지만 9월말 복귀, 7경기 3승2패 평균자책점 4.98로 가능성을 보였다. 5이닝 이상 던진 경기가 5경기나 됐다.
뜨거운 기대감 속 맞이한 올시즌초는 실망스러웠다. 150㎞를 넘나들던 직구는 140㎞ 안팎까지 추락했고, 제구도 잘 되지 않았다. 결국 4경기만에 1군에서 말소됐고, 이후 2군을 오르내리게 됐다.
래리 서튼 롯데 감독은 9월 7일부터 이승헌에게 다시 1군 선발 자리를 부여했다. 3경기 연속 5회 이전에 교체되긴 했지만, 조금씩 안정감을 찾았다. 28일 LG 트윈스전에서는 5이닝 2실점으로 역투하며 자기 몫을 했다.
이날 피칭이 더욱 아쉬운 이유는 2점 중 1실점이 이승헌의 보크였기 때문이다. 이승헌은 1회초 채은성의 적시타에 선취점을 내줬고, 이어진 2사 1,3루에서 김민성과 맞서는 과정에서 보크를 범해 3루주자 서건창의 홈인을 허용했다.
29일 만난 서튼 감독은 "누군가 타임타임타임! 외치는 소리가 들려 공을 던지지 않았다고 한다"며 아쉬워했다. 이어 "그런 소릴 들었더라도 확실하게 공을 던져야한다고 가르쳐줬다. 이승헌도 잘 이해했다"고 설명했다.
이승헌의 투구에 대한 서튼 감독의 만족감은 높았다. 그는 "경기를 거듭할수록 성장하고 있다. 특히 어제는 비도 오고 던지기 힘든 환경이었는데 잘해줬다. 변화구 제구가 좋았고, 덕분에 직구가 더 빨라 보이는 효과도 있었다"며 미소지었다.
다만 직구 구속은 아직 140㎞ 중반에 머물고 있다. 서튼 감독은 "다들 아는 손가락 통증 때문에 제구나 감각에 조금 문제가 있다. 회복하는 과정"이라며 "가까운 미래에 지난해 이승헌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이어 "이승헌도 라인업이 3바퀴째일 때 어떻게 효율적으로 공략해야할지를 고민할 필요가 있다. 롯데에는 이승헌 김진욱 이인복 등 움직임이 심한 직구를 던지는 투수들이 여럿 있다. 이승헌은 무엇보다 질 좋은 스트라이크를 던짐으로써 투구효율을 높이는게 가장 중요하다. 적은 투구수로 긴 이닝을 끌고갈 줄 알아야한다"고 강조했다.
잠실=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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