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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해민은 올 시즌 완성형 선수로 거듭났다. 원래 잘했지만 올해 들어 플레이의 완숙미가 더 깊어졌다. 눈에 보이지 않는 움직임이 더해졌다. 경기의 흐름을 읽고 그에 맞춰 대응하는 능력, 동료들과 호흡하며 외야 수비 전반을 진두지휘 하는 능력치가 더 커졌다. 그야말로 완성미를 갖춘 톱타자 중견수로 거듭난 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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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에서 에너지를 너무 쏟느라 후반기 수치는 살짝 하락했다. 하지만 올림픽에서 넓어진 시야는 본격적 전성기를 구가할 박해민 야구에 있어 큰 힘이 될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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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시즌 106경기 0.289의 타율과 68득점, 33도루(2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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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시장의 강력한 리드오프 경쟁자였던 NC 박민우가 음주파문으로 FA 자격을 취득하지 못하게 된 점도 반사이익이 될 수 있다.
내년 시즌 도약을 꿈꾸는 팀으로선 공-수에서 라인업을 강화할 수 있는 최적의 카드가 바로 박해민이다. 부상 없는 꾸준함도 박해민 만의 장점이다.
실제 박해민은 지난 12일 대전 한화전 더블헤더 1차전에서 7회 다이빙 캐치를 하던 중 왼손 엄지 인대를 다쳤다. 수술을 권할 만큼 심각했던 부상. 팀을 위해 재활을 택했고, '최소 한달' 소견이 무색하게 2주 만인 26일 대구 NC전에 조기 복귀했다. 대주자, 대수비로 뛰던 그는 비로 취소된 29일 대구 SSG전에 선발 출전 명단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2주간 팀과 떨어져 있으니까 '그라운드에 있는 게 좋은 거구나' 하는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전력적으로 보탬이 될지 모르지만 빨리 섞여서 중요한 시기에 함께, 재미있게 야구하고 싶은 마음이 강했죠. 개인적인 고려는 없었어요. 이미 FA 일수는 다 채웠고, 포스트시즌에 맞춰서 와도 됐거든요. 저만 생각한다면 빨리 돌아올 이유가 없었어요."
오직 팀을 위한 헌신과 함께 타고난 신체적 회복력을 입증한 셈. FA 거액 영입 후 부상으로 골머리를 앓는 리스크가, 적어도 박해민에게는 없음을 간접적으로 보여준 셈이기도 했다.
비교 기준은 올 시즌 소속팀 두산과 4+2년 최대 총액 56억 원에 FA계약을 한 정수빈이다. 공-수-주를 두루 갖춘 비슷한 유형의 플레이 스타일.
박해민은 올 시즌 개막 전 "제 성장을 함께 한 명문구단 삼성에서 주장을 오래하고 싶다"며 잔류를 희망한 바 있다. 그 만큼 라이온즈에 대한 캡틴의 동질감과 충성심이 각별하다.
하지만 프로페셔널의 가치는 돈이 말을 한다. 거액의 배팅 앞에서는 모든 것이 바뀔 수 있다. 육성선수로 시작해 리그 정상급 외야수로 우뚝 선 예비 FA 박해민. 노력의 대가를 만끽할 시간이다. 따뜻한 겨울이 흙먼지의 사나이를 기다리고 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