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투수의 역할은 상대 팀에게 점수를 내주지 않는 것이다. 지구상에서 가장 빠른 공을 던진다 한들, 상대 타자들에게 쉽게 공략당해서야 의미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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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롯데 프랑코가 그랬다. 지난 26일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3⅓이닝 7실점(82구)으로 무너진 뒤 나흘 만이다. 뜻밖이긴 하지만, 컨디션 관리차 한번쯤 불펜에 오를 법도 한 타이밍이다.
앞서 외국인 에이스 스트레일리가 선발출격, 6이닝 무실점 6K 쾌투를 보여준 뒤였다. 가을야구를 꿈꾸는 롯데에겐 두 외인의 안정감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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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코에겐 KBO리그 데뷔 이래 첫 불펜 등판. 150㎞ 이상의 직구, 140㎞가 넘는 고속 슬라이더를 주무기로 하는 프랑코다. 원없이 빠른 직구를 보여줄 기회이기도 했다. 프랑코는 첫 타자 황재균을 상대로 4연속 직구를 던져 삼진을 잡아냈다. 그중 2구는 전광판에 160㎞가 찍혀 관중들을 술렁이게 했다.
롯데 스트레일리. 연합뉴스
하지만 그뿐, 프랑코의 공은 구속만큼 까다롭지 않았다. 허도환과 박경수의 연속 안타, 그리고 대타 조용호의 2타점 2루타가 터졌다. 이어 1사 후 배정대도 중전 적시타를 추가하며 순식간에 3점. KT 타자들은 이날 6회까지 109개를 던진 스트레일리의 공보다 7회 갓 마운드에 오른 프랑코의 공을 더 편하게 상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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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코는 이어진 2사 1,2루 위기에 장성우를 삼진 처리하며 가까스로 자신에게 주어진 1이닝을 마쳤다. 단 1이닝 밖에 던지지 않았지만, 투구수는 무려 33개에 달했다.
프랑코는 올해로 출범 40주년을 맞이한 KBO 역사에 남을 불명예를 남긴 바 있다. ⅔이닝만에 8실점(4자책)으로 무너졌던 4월 17일 삼성 라이온즈전이다. 당시 프랑코는 무려 61구를 투구, 최창호와 심수창(이상 59구)을 제치고 '1이닝 최다투구 신기록'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