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모델이자 배우 정호연(27)이 "뉴욕에서 3일간 촬영한 오디션 영상, 캐스팅 확정 후 부담과 공포 몰려왔다"고 말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황동혁 각본·연출)에서 소매치기까지 하며 거칠게 살아온 새터민으로 가족이 모일 수 있는 마지막 희망으로 게임에 참가한 67번 새벽을 연기한 정호연. 그가 1일 오전 스포츠조선과 화상 인터뷰를 통해 '오징어 게임'에 대한 비하인드 에피소드와 근황을 전했다.
정호연은 '오징어 게임'을 향한 전 세계의 폭발적인 호응에 대해 언급했다. 글로벌 OTT 콘텐츠 순위 사이트 플릭스 패트롤의 지난달 30일 집계에 따르면 '오징어 게임'은 국내를 비롯해 북미, 아시아, 유럽, 중동, 남미 등 공개된 전 세계 83개국 중 82개국에서 TV 프로그램(쇼) 부문 1위를 차지, 뜨거운 반응을 입증하고 있다.
정호연은 "사실 완벽히 실감이 나는건 지금 이 순간인 것 같다. 많은 취재진과 인터뷰하는 것도 신기하다. 아직 피드백을 물리적으로 받고 있지 않아 정신도 없고 무슨 일이 일어난건가 싶다. 떨리기도 하고 정말 좋은 일이 생긴 것 같다"고 웃었다.
그는 '오징어 게임' 출연을 위해 진심을 다한 오디션 일화도 털어놨다. 정호연은 "지금 소속사와 계약을 한지 한달도 안됐을 때 '오징어 게임' 오디션 이야기가 나왔다. 그 당시 멕시코 촬영을 끝내고 여유 있게 뉴욕 패션 위크를 갔던 상황이었다. 거기에서 메신저에 '오징어 게임' 오디션 영상을 보내달라고 하더라. 그때 최대한 빨리 영상을 보내달라고 해서 당황했다"고 밝혔다.
이어 "오디션 영상이 처음이라 어떻게 찍을지 몰랐다. 밥 먹는 시간을 제외하고 3일간 최선을 다해 촬영해 영상을 보냈다. 사실 그때는 연기하는 방법 자체를 몰랐다. 시나리오를 보면서 계속 새벽을 찾아갔던 것 같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새벽이랑 가까워진 기분이었다. 솔직히 개인적으로 오디션 영상이 완벽히 마음에 들지는 않았다. 이게 과연 최선일까 싶었다. 다만 3일간 새벽이만 바라보고 산 시간이 너무 소중했고 누군가 가치있게 봐준다면 당장이라도 달려갈 생각이었다"고 답했다.
또한 "영상을 보고 대면 오디션이 진행됐는데 처음에는 굉장히 떨었다. 누군가 앞에서 연기를 한다는 게 처음이라 떨렸다. 나도 이상했던 부분이 모델로 사람들 앞에서 포즈도 취하고 워킹도 하는데 연기는 모델 일과 다르게 심각하게 떨리더라. 연기를 시작하고 너무 심장이 뛰이서 카페인 음료를 끊기도 했다. 평소 배우 에이미 아담스를 좋아하는데 그 배우는 자기가 맡은 역할에 대해 '이 역할을 연기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라는 생각을 한다고 하더라. 나 역시 그랬다"며 "나는 '오징어 게임' 오디션에 합격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처음 오디션 합격 소식을 듣고 소름이 돋았다. 실감이 안됐다. 이후 하루하루 지나갈수록 큰일이 났다. 부담과 공포가 몰려왔다"고 덧붙였다.
'오징어 게임'은 456억원의 상금이 걸린 의문의 서바이벌에 참가한 사람들이 최후의 승자가 되기 위해 목숨을 걸고 극한의 게임에 도전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이정재, 박해수, 오영수, 위하준, 정호연, 허성태, 아누팜 트리파티, 김주령 등이 출연했고 '남한산성' '수상한 그녀' '도가니'의 황동혁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넷플릭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