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느낌이 다른 전희철호의 스타트.
뭔가 심상치 않다. 컵대회 우승이 이변이 아님을 개막전에서 증명한 서울 SK였다.
SK는 9일 고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1~2022 정관장 프로농구 시즌 개막전에서 고양 오리온에 105대87 대승을 거뒀다.
SK도 우승 후보 중 하나로 꼽히는 강팀이지만, 오리온 역시 중상위권 이상의 성적이 기대되는 팀이다. 이승현, 이대성이 건재하고 미로슬라브 라툴리차라는 수준급 외국인 선수까지 영입했다. 그런 오리온을 상대로 SK가 경기력에서 완전히 압도를 하며 첫 승을 신고했다. 그렇기에 SK의 완승을 눈여겨볼 만 하다.
흠 잡을 데가 없었다. 지난 시즌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였던 자밀 워니가 날씬해진(?) 모습으로 26득점 14리바운드를 기록하며 자신의 진가를 발휘했다. 슈팅가드로 전향한 안영준 18득점, 무릎 부상을 털고 돌아온 최준용 16득점, 팀의 간판 김선형과 FA 슈터 허일영이 나란히 11득점씩 했다. 최원혁은 경기 시작부터 상대 에이스 이대성을 꽁꽁 묶었다. 질 수 없는 코트 밸런스를 보여줬다.
SK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터줏대감 문경은 감독을 대신해 전희철 수석코치를 신임 감독으로 파격 선임했다. 팀 분위기를 바꾼 전 감독은 컵대회 우승을 이끌며 준비된 지도자라는 인상을 강하게 심어줬다.
하지만 컵대회와 정규리그는 하늘과 땅 차이. 하지만 개막전에서도 실수는 없었다. SK는 경기 내내 선수들이 코트에 서 있지 않고 뛰며 공간을 찾는 조직 농구, 수비 성공 후 빠르게 상대 코트로 치고 나가는 속공 농구로 오리온을 괴롭혔다. 전 감독이 취임 일성으로 내세운 빠른 스피드 농구가 개막전에서 그대로 살아있었다.
또 하나 관전 포인트는 허일영이었다. 10년을 뛴 오리온을 떠나 FA로 SK 유니폼을 입었다. 공교롭게도 이적 후 첫 경기가 오리온전이었다. 그 것도 고양 원정이었다. 지난 시즌까지 홈으로 사용했던 코트. 허일영은 긴장한 듯 첫 슛은 어이없이 상대에 블록슛을 당하기도 했지만, 코트에서 뛰는 시간이 길어지며 점점 살아나는 모습을 보였다. 그렇게 친정팀에 비수를 꽂았고, SK팬들에게는 신고식을 제대로 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