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의 복서 무하마드 알리가 은퇴 이후 앓았던 병으로 유명한 '파킨슨병'은 언제부턴가 우리에게도 익숙한 단어가 됐다. 실제 파킨슨병은 노인에게 나타나는 신경퇴행성질환으로 치매에 이어 두 번째로 흔한 질환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국내 파킨슨증 환자는 ▲2015년 10만3674명 ▲2016년 11만917명 ▲2017년 11만5679명 ▲2018년 12만977명 ▲2019년 12만5607명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특히 50대부터 환자 수가 급증해 70대 이상 고령 환자가 전체 환자 4명 중 3명을 차지한다. 또 여성 환자가 남성 환자보다 약 1.5배 많다.
허륭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뇌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파킨슨병은 계속 퇴행성 변화가 일어나는 질환으로 65세 이상 고령층의 1~2%에서 발병할 만큼 노년의 삶을 위협하는 대표 질환이다"며 "평균 수명이 늘면서 환자 수도 점차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도파민과 연관 발생…평균 수명 늘면서 환자 증가세
파킨슨은 크게 파킨슨병과 파킨슨증후군으로 나뉜다. 모두 도파민과 연관돼 발생한다. 파킨슨병은 도파민이 뇌에서 생성이 안 돼 생기는 병이고, 파킨슨증후군은 도파민은 정상적으로 생성되지만 뇌 자체가 망가져 도파민을 수용하지 못해 발생하는 질환이다.
파킨슨증후군은 뇌 자체의 문제이기 때문에 도파민 제제를 투약해도 좋아지지 않고 수술에 적응도 되지 않는다. 반면 파킨슨병은 도파민 제제를 투약하면 증상이 좋아지는데, 지속기간은 대개 5~7년 정도다. 이 기간을 허니문 피리어드(Honeymoon Period)라고 한다. 다만 이 기간이 지나면 약효 지속시간이 극단적으로 짧아지거나 도파민에 의한 이상 운동증과 같은 부작용이 일어날 수 있다.
도파민은 근육을 조절해 신체 운동과 평형에 관여하는 뇌 신경전달물질로 기계의 윤활유 같은 역할을 한다. 따라서 도파민이 생성이 안 되거나 기능을 제대로 못하게 되면 기계에서 윤활유가 부족할 때처럼 움직임이 느려지거나 뻣뻣해지고 떨리는 증상이 나타난다.
파킨슨병은 '단순 노화'로만 인식하다가 뒤늦게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 서서히 진행되고 초기 뚜렷한 증상을 나타내지 않는 특징 때문이다. 대표적인 증상은 손발 떨림, 행동 느려짐, 근육 강직, 보행장애 등이 있다. 파킨슨병의 발병 원인은 아직까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약물 부작용 나타나면 뇌심부자극술 고려
파킨슨병의 수술은 약물 부작용이 나타나는 시기에 하는 것을 권장한다. 파킨슨병을 증상에 따라 총 5단계로 분류한 '호앤야 척도(Hoehn and Yahr scale)'를 기준으로 중기 단계인 3단계 이전에 수술을 권하고 있다.
허륭 교수는 "파킨슨병은 약물로 지속적으로 조절하게 되는데 어느 정도 기간이 지나면 약에 대한 부작용이나 장기적인 투약으로 약효가 짧아지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며 "이때 약에 의한 부작용이나 효과가 떨어지는 것을 개선하기 위해 뇌심부자극술(DBS, Deep Brain Stimulation)을 고려할 수 있다"고 전했다.
뇌심부자극술은 초소형 의료기기를 뇌에 삽입해 특정 부분에 전기자극을 주는 방법이다. 수술 후 전기자극발생장치를 작동시키면 뇌에 심어둔 전극에 전기자극이 시작되고 서서히 이상 운동 증상이 사라지면서 일상생활이 가능하게 된다.
다만 파킨슨병에 대한 뇌심부자극술은 완치보다는 증상 악화를 지연시켜 환자가 현재의 상태를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진행된다. 또 다른 신경계질환인 근긴장이상증이나 본태성 진전에 대한 뇌심부자극술이 완치를 목표로 하는 것과는 차이가 있다. 전극을 집어넣는 부위도 다르다. 다른 부위에 시행하기도 하지만 대체로 시상 하핵에 전극을 집어넣는다.
허륭 교수는 "파킨슨병이 완치가 힘든 난치성 질환이다 보니 진단을 받더라도 방치하는 경우가 많지만 치료제와 치료기술의 발달로 파킨슨병 환자들의 생존율이 크게 높아졌고 남은 삶의 질도 향상됐다"며 "절대 포기하지 말고 신경외과를 찾아 정밀한 검사와 충분한 상담을 통해 최선의 치료법을 찾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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