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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중한 자원 스파이스를 둘러싼 우주 세력들 간의 다툼과 음모를 그린 '듄'은 휴고상과 네뷸러상의 장편 소설 부문에서 동시에 수상한 최초의 작품이자 역사상 가장 많이 팔린 20세기 영미권의 대표 SF 소설인 프랭크 허버트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 원작은 수만년에 이르는 방대한 세계관을 바탕으로 '스타워즈', '스타트렉' 등 수많은 스페이스 오페라 장르를 넘어 '왕좌의 게임', '매트릭스' 등 대작 영화·시리즈물의 세계관 형성에 엄청난 영향을 끼쳐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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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듄'은 먼 미래, 우주를 배경으로 하지만 봉건적인 성간 제국을 중심으로 한 귀족 가문의 투쟁을 그려낸다. 시간적 배경이 미래이긴 하지만 '듄'의 공간적 배경이 되는 아라키스는 사방이 광활한 사막일 뿐이다. 그런 황망한 땅에서 생존하고 개척해가는 이야기는 SF 보다는 서부 개척극을 보는 듯한 착각을 일으킨다. 공포스러운 모래 폭풍과 사막은 흡사 재난 영화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영화의 전투씬 역시 마찬가지다. '스타워즈'의 광선검 같은 최첨단 무기도, 로봇이나 AI도 없이 칼을 휘두르고 몸을 직적 붙이는 육탄전 같은 전투가 그려지는데, 이는 미래적이라기 보다는 중세 전쟁영화에 더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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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적' 비주얼이 없다고 해서 볼거리가 없는 건 아니다. '듄'에는 그 어디서도 본 적 없는 새로운 볼거리가 가득하다. 사막 행성 아라키스에서 보여지는 끝없는 사막의 어마어마한 스케일과 비주얼은 영화를 보는 내내 눈과 코에 모래가 들어가는 듯한 엄청난 사실감을 불러 일으킬 정도다. 광활한 사막의 압도적인 크기로 인해 너머로 뜨거운 태양이 떠오를 때 주는 경이로움이 더 배가 되기도 한다.
대서사시의 시작, 거대한 세계관과 115분
원작의 엄청난 명성에 비해 영화화가 힘들었던 이유는 바로 '듄'의 방대한 세계관에 있었다. 막강한 권력을 지닌 제국의 존재와 우주 광물인 스파이스의 지배권을 두고 다투는 아트레이데스와 하코넨 가문의 다툼, 스파이스를 체굴할 수 있는 유일한 행성인 아라키스에 사는 토착민이 프레멘의 삶, 곳곳에 자리하고 있는 정치적, 종교적 메타포와 레퍼런스들까지 이 모든 이야기를 한 편의 영화에 담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어려운 걸 '천재 감독' 드니 빌뇌브는 해냈다. 가문간의 현재 상황부터 스파이스의 중요성 등을 소설 속 방대한 세계관을 미쳐 파악하지 않더라도 충분히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전쟁과 음모, 억압, 대규모의 교묘한 조작, 권력 다툼, 인간 잠재성의 무한한 가능성에 이르기까지 모든 게 다 부족함 없이 간결하게 155분에 담아냈다.
레베카 퍼거슨, 오스카 아이작, 조쉬 브롤린, 제이슨 모모아, 하비에르 바르뎀, 젠데이아 콜먼, 스텔란 스카스가든, 장첸, 데이브 바티스타, 데이비드 다스트말치안, 샬롯 램프링 등 이름만으로도 입이 떡 벌어지게 하는 환상적인 캐스트부터 화제를 모았던 '듄'. 그중 가장 기대를 모았던 이는 단연 영화의 주인공 폴 역을 맡은 티모시 샬라메였다.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을 통해 단숨에 할리우드 톱스타로 떠올랐던 티모시 샬라메는 이번 작품에서 그야말로 자신의 스타성을 제대로 입증했다. 우주에서 가장 위험한 행성인 아라키스에 도착한 후 자신도 모르는 사이 원초적인 두려움에 맞서야 하는 어린 리더의 유약함과 두려움, 그 가운데서도 용기와 의지를 잃지 않으려 하는 인물의 복잡하고 다층적인 모습을 완벽히 연기했다.
이승미 기자 smlee0326@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