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고인의 정신을 기려 이 상을 드립니다.'
K리그2의 간판 공격수 안병준(부산)이 뜻깊은 상의 초대 수상자가 됐다.
안병준이 19일 부산 아이파크 클럽하우스에서 받은 '뜻깊은 상'은 '제1회 정용환상(賞)'이다. '정용환상'은 '정용환 축구 꿈나무 장학회'가 올해 새로 제정했다.
2015년 6월 위암 투병 끝에 55세의 일기로 별세한 고 정용환은 부산 축구의 레전드다. 1983∼1993년까지 11년간 빠짐없이 대표팀 수비수로 뛰었고 1984년 부산(당시 대우 로얄즈)에서 데뷔, 1994년까지 '원클럽맨'이었다. 1991년 K리그 MVP로 선정되기도 했다.
그가 세상을 떠나기 전 우연히 만나 축구 원포인트 레슨을 해줬던 '조기축구회' 아저씨들이 '정용환 축구 꿈나무 장학회'의 원조다. 그 아저씨들은 부산 중식당협회 축구동호인들이다. 이를 계기로 고인의 인간미에 반한 회원들이 '정용환 후원회'를 만들었다. 요즘 말로 '팬클럽'인 셈이다. 부산 개금동에서 중식당을 운영하는 송춘열 회장(60)이 모임을 이끌었다.
후원회는 고인이 세상을 떠난 뒤 '레전드 정용환'을 추모해 "뜻깊은 일을 해보자"며 봉사모임을 만들었고, '정용환 축구 꿈나무 장학회'로 발전했다.
이후 장학회는 해마다 꿈나무 축구대회를 열고 회원들이 십시일반 모은 성금으로 장학금을 전달해왔다. 부산 구단도 장학회의 훈훈한 봉사활동에 공감해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이 과정에서 '정용환상'이 탄생한 것이다. 장학회는 "대한민국 축구인의 영원한 자존심인 정용환 감독님을 널리 알리는데 목적을 가지고 올해의 선수상 시상식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첫 번째 주인공으로 올해 부산으로 이적해 2년 연속 득점왕에 오를 안병준을 선정했다. 제일교포 3세로 북한 국가대표 출신인 안병준은 현재 21골을 기록하며 득점왕을 예약한 상태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득점왕이다.
장학회와 구단은 오는 23일 경남과의 마지막 홈경기에서 '정용환상' 시상식 공개 등 관련 행사를 관중에게 선보인다.
안병준은 "구단 레전드 이름으로 제정된 상을 첫 번째로 받게 돼 감사하고 영광이다. 올해 팀 성적으로도 좋은 결과를 보여줬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한 점은 아쉽고 죄송하다"면서 "개인적으로 이런 상을 주신 데 보답할 수 있도록 남은 두 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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