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최 정(34·SSG 랜더스)의 질주는 과연 어디까지 이어질까.
'전설' 이승엽 이후 두 번째로 KBO리그 400홈런 타자 타이틀을 거머쥔 최 정이 앞으로 써내려갈 새로운 전설에 관심이 쏠린다. 역대 KBO리그 최고의 3루수 중 한 명으로 꼽기에 손색이 없는 활약상은 앞으로 그가 남길 새로운 기록에 대한 기대감을 끌어 올리기에 충분하다.
3루수 자리에서 만큼은 '리빙 레전드'라는 수식어가 어색하지 않다. 1982년 프로야구 출범 이후 현재까지 기록을 살펴보면 '3루수 최 정'의 행보는 독보적이다. 역대 3루수 중 통산 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스탯티즈 기준)를 비롯해 안타(1874개), 홈런(400개), 루타(3433루타), 타점(1273개) 모두 1위다. KBO리그를 수놓은 선배 중 누구도 가지 못한 길을 걷고 있다.
전 포지션의 타자를 놓고 비교해도 최 정이 걸어온 길은 돋보인다. 홈런 부문에선 우타자로 한정했을 땐 역대 1위다. 올 시즌엔 KBO리그 최초로 16시즌 연속 두 자릿수 홈런 기록을 썼고, 역대 4번째 6년 연속 20홈런 고지에 올랐다. 지난 8월 18일 인천 NC전에선 드류 루친스키와의 승부에서 몸에 맞는 공을 추가, 휴이 제닝스가 1891년부터 1903년까지 뛰며 세운 세계 최다 사구 기록(287개)을 넘어서기도 했다.
멈출 줄 모르는 기록제조기 최 정의 행보는 과연 어디까지 이어질까.
최 정의 강점은 꾸준함이다. 데뷔 이듬해부터 두 자릿수 홈런을 시작으로 8할대 이상의 OPS(출루율+장타율)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허벅지 부상 여파로 '커리어 로우 시즌'으로 꼽히는 2018년에도 35홈런에 OPS 0.915를 기록했다. 올 시즌 올림픽 휴식기를 전후해 월간 타율이 2할대 초반으로 떨어지기도 했으나, 30홈런 돌파 뿐만 아니라 4할 이상 출루율까지 만들어냈다. 30대 중반에 접어들면서 '에이징 커브'라는 단어가 심심찮게 들리는 여타 선수와는 전혀 다른 행보. 때문에 최 정이 건강한 몸상태만 유지한다면 추신수(39·SSG)나 이대호(39·롯데)처럼 40대 언저리까지 충분히 커리어를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충분히 품어볼 만하다. 지금의 페이스라면 앞으로 2~3년 후 최 정이 이승엽의 통산 최다 홈런 기록까지 넘어서는 그림도 그려볼 만하다.
역사에 한 획을 긋는 장면을 바라보는 것은 분명 특별한 일이다. 우리는 지금 '최 정의 시대'에 살고 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