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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위에서 신경을 쓰니…" 말 아낀 사령탑, 함께 간절했던 400홈런 [광주 코멘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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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본인은 의식하지 않지만…."

최 정(34·SSG 랜더스)은 지난 19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원정 경기에서 4회초 솔로 홈런을 날렸다.

팀이 3-4로 지고 있던 4회초 주자없는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선 최 정은 KIA 선발 투수 보 다카하시와 풀카운트 승부를 펼친 끝에 6구 째 시속 149㎞ 직구를 받아쳤고, 타구는 그대로 좌측 담장을 넘어갔다.

최 정의 시즌 32호 홈런. 최 정은 나성범(NC)와 홈런 공동 1위를 유지했다.

무엇보다 이 홈런의 의미는 컸다. 최 정의 개인 통산 400번째 아치였다. 역대 KBO리그에서 400홈런을 넘은 선수는 이승엽(467홈런)이 유일하다. 최 정은 두 번째 400홈런 달성자가 됐다. 우타자로는 최 정이 최초다. 최연소 기록도 갖게 됐다.

SSG 김원형 감독은 최 정의 400홈런을 기다렸다. 최 정은 지난 12일 LG 트윈스전에서 홈런을 날린 뒤 3경기(더블헤더 포함) 연속 홈런이 없었다. 홈런뿐 아니라 안타까지 나오지 않았다. 3경기에서 볼넷 5개를 골라내면서 꾸준한 출루는 만들어냈다.

홈런에 안타까지 나오지 않으면서 '아홉수' 이야기가 나왔다. 김원형 감독은 19일 경기를 앞두고 "(기록을) 의식하는 스타일은 아니다"라고 이야기했다.

김 감독은 "(최) 정이는 항상 홈런보다는 안타를 많이 치고 싶다고 한다. 그런 점에서 (안타도) 안 나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작 최 정은 신경을 쓰지 않는다고 했지만, 김 감독은 최 정의 400홈런을 바랐다. 기록에 대한 열망은 아니었다. 다만, 주위의 관심에서 오는 부담이 줄어들었으면 하는 바람이 컸다.

김 감독은 "주위에서 계속 (400홈런을) 신경 쓰니 의식을 안 한다고 해도 의식이 될 수 있다"라며 "빨리 대기록을 달성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김 감독은 이런 말 한마디도 부담이 될 수 있어 조심스러워 했다.

사령탑의 마음을 아는지 최 정은 곧바로 홈런을 날렸다. 팀은 4대5로 석패를 했지만, 김 감독과 최 정 모두 홀가분한 마음으로 남은 시즌 8경기에 좀 더 집중할 수 있게 됐다.광주=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