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팀원들이 많이 도와줬다."
지난 2월 학교폭력 논란으로 V리그에서 모습을 감춰야만 했던 이다영(25·PAOK 테살로니키)이 그리스 리그 환상 데뷔전 비결로 동료들의 도움을 꼽았다.
이다영은 21일(이하 한국시각) 그리스 테살로니키 파이라이아에 위치한 PAOK 스포츠 아레나에서 열린 올림피아코스 피레우스와의 그리스 A1리그 세 번째 경기에 선발출전해 팀의 세트스코어 3대0(25-16, 25-20, 25-21) 셧아웃 승리를 이끌었다.
이다영은 양팀 최다 평점인 7.1을 받았다. 이다영의 데뷔전 경기력이 좋았다는 방증이다.
지난 2월 이후 8개월 만에 실전 경기였다. 1세트 첫 서브를 넣은 이다영의 몸놀림은 가벼웠다. 무엇보다 8-5로 앞선 상황에선 리베로의 디그가 길었지만, 곧바로 이단 공격을 시도해 그리스 리그 첫 득점을 만들어내기도. 9-5로 앞선 상황에선 랠리 도중 연결된 볼이 좋지 않았지만, 한 손 토스로 라이트 공격수에게 올려줘 득점을 이끌었다. 9-6으로 앞선 상황에선 2018∼2019시즌 현대건설에서 함께 호흡을 맞췄던 마야(밀라그로스 콜라)의 백어택 득점을 이끌어냈다. 1세트 중반부터는 마야의 공격점유율을 높이는 모습이었다.
분위기 메이커였다. 득점 때마다 특유의 리액션을 통해 동료들의 사기를 북돋았다. 특히 한국에서 잃었던 미소를 경기를 통해 되찾는 모습이었다.
득점 생산 루트는 단순했다. 아직 센터와의 호흡을 제대로 맞추지 못한 탓에 좀처럼 속공을 활용하지 못했다. 특히 2세트에는 동료들의 리시브 불안까지 겹쳤다. 그러나 이다영은 컨디션이 좋은 마야에게 많은 토스를 배달하면서 공격성공률을 높였다.
이다영은 3세트에서도 PAOK 선수들을 진두지휘했다. 다소 체력적으로 힘든 모습도 보였지만, 이를 악 물고 동료들의 리시브 실수를 만회하는 토스를 공격수들에게 전달했다. 동료들과 신뢰를 쌓아간 이다영은 왜 타티스 감독이 시차적응도 제대로 안된 상태에서 빠르게 중용했는지 증명해냈다.
경기가 끝난 뒤 껑충 껑충 뛰며 어린 아이처럼 좋아한 이다영은 구단 TV와의 인터뷰에서 "승리하게 돼 너무 기쁘다. 팀원들이 많이 도와줘서 고맙다"고 밝혔다. 이어 "승리 비결은 공격수들이 너무 잘해줬다. 리베로가 너무 잘해줬다"고 덧붙였다.
이날 PAOK 스포츠 아레나에는 이재영-이다영 자매의 입단을 축하하기 위해 방탄소년단(BTS)와 싸이 노래가 흘러나왔다. 특히 그리스와 한국 남성 팬들은 태극기를 흔들며 쌍둥이 자매를 응원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팬들의 환호에 대해선 "덕분에 파이팅이 많이 생겼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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