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왜 거기서 그런 패스를….
울산 현대모비스가 다 잡은 승리를 허무하게 놓쳤다. 4쿼터 종료 직전, 믿기 힘든 실책이 나오며 대역전극의 빌미를 제공하고 말았다.
현대모비스는 24일 전주 KCC와의 원정 경기를 위해 전주실내체육관을 방문했다. 하루 전 고양 오리온에 완패를 하며 3연패 늪에 빠졌다. KCC전을 통해 어떻게든 분위기 반전을 해야했다.
경기 막판까지 팽팽하게 맞선 양팀. 현대모비스 얼 클락이 결정적인 득점을 하며 4쿼터 막판 3점차 리드를 만들었다. 그리고 이어진 KCC의 공격. 이정현이 급하게 3점을 던졌지만 림 앞을 맞고 튀어나왔고, 이 공을 라건아가 잡았지만 당황한 나머지 급하게 슛을 쏘다 결국 소유권은 현대모비스쪽으로 넘어갔다.
종료 18초를 남기고 작전타임. 현대모비스는 KCC의 압박 수비만 잘 벗겨내면 승리할 수 있었다. 선수들은 작전대로 공을 넘겨주며 하프라인을 안정적으로 넘어갔다. 몇 초 동안 공만 잘 간수하면 승리였다. KCC 선수들도 사실상 포기한 듯 했다.
그런데 이게 웬일. 급할 게 전혀 없는 상황에서 공을 치고 가던 서명진이 사이드쪽 동료에게 노룩 패스나 다름 없는 어려운 패스를 했고, 이 공을 받지 못해 실책이 됐다.
KCC는 죽다 살아났다. 이날 경기 뜨거운 손맛을 자랑하던 김지완이 현대모비스의 이 치명적인 실책을 극적 동점 3점포로 연결시켰다.
연장에 가지 않고 끝나야 하는 승부. 결국 2차 연장까지 갔다. 현대모비스가 이겼다면 그나마 위안이 됐겠지만, 졌다. 1차 연장에서 서명진이 승기를 가져오는 3점포를 성공시키며 속죄하는 듯 했지만, 이날의 히어로 김지완이 이를 허락하지 않았다. 김지완은 1차 연장에서도 결정적인 3점슛과 동점 레이업슛을 성공시킨 데 이어 2차 연장에서는 서명진을 앞에 두고 그림같은 페이드어웨이 결승골을 만들어냈다. 31득점, 자신의 프로 데뷔 후 최다 득점이자 첫 30점 이상 경기 기록이었다.
KCC는 4연승, 현대모비스는 4연패로 희비가 엇갈렸다. 서명진의 경험 부족이 아쉬웠던 한판이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