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자 인력난이 심한 IT업계에서 포괄임금제 폐지 등 근로여건 개선 움직임이 활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IT 대기업들은 경쟁사에 우수 인재를 빼앗기지 않기 위해 근로여건 개선 요구를 적극적으로 반영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대부분의 스타트업 등 신생·중소업체들은 여전히 포괄임금제 폐지 등에 소극적이라 대기업과 근무여건 격차가 더욱 크게 벌어지고 있어 정책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들린다.
24일 IT업계에 따르면 한글과컴퓨터 노사는 최근 포괄임금제 폐지와 연봉 문제 등 안건을 놓고 교섭이 진행되고 있다. 17년만인 올해 3월 재결성된 한컴 노조는 '노동 가치 회복'을 겨냥한 요구사항을 내걸고 있다.
IT업계는 한컴이 즉각 포괄임금제를 폐지하기는 어렵더라도 점진적 개선책 마련에는 나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금융 플랫폼 기업 토스는 포괄임금제를 적용해 왔으나 내년 초 비포괄임금제로 전환을 예고하고 법정 표준 근무시간인 주 40시간을 초과한 경우 별도 수당을 지급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시범 운영하던 금요일 조기 퇴근제를 다음 달부터 정식 운영해 사실상 '주 4.5일 근무제'로 전환하고, 크리스마스를 전후해 약 10일간 쉬는 '겨울방학'도 정례화하기로 했다.
앞서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지난달 포괄임금제를 폐지했고,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 완전 자율근무 제도를 시행했다.
IT 대기업들의 근무 여건 개선 움직임 배경에는 '인력난'이 깔려 있다. 코로나19로 플랫폼 산업 등이 호황을 보이면서 고급 개발자 등 인력 부족이 심화했기 때문이다.
수년간의 실적 개선에 따른 공정한 수익 배분과 복지 향상 등을 요구하며 설립된 노동조합도 IT업계 전반의 근로 여건 개선을 압박하는 또 다른 원인이다.
하지만 스타트업과 같은 중소 IT업체들에서는 여전히 포괄임금제와 탄력근무제를 유지하는 경우가 많다. 노조 설립도 원활하지 못한 편이 대부분이다.
이 같은 근무 여건과 처우 차이 때문에 능력을 널리 인정받는 인재의 IT 대기업 쏠림 현상이 심화할 것이라는 우려와 함께 제도적 보완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대부분 업체가 포괄임근제를 폐지하는 상황은 아니기 때문에 고용노동부가 법적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조민정 기자 mj.c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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