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2아웃에 주자 없는 상황이다. 마운드에 우리 마무리가 있는데, 고의4구를?"
또 마무리가 무너졌다. 하필 양석환에게 맞았다. 하지만 사령탑은 후회하지 않는다.
25일 롯데자이언츠전을 앞둔 류지현 LG 감독은 '양석환 타석에 고의4구 생각은 없었나'라는 질문에 "그건 아니다"라고 반문했다. 늘 차분한 류 감독답지 않게 목소리가 조금 커졌다.
"결과가 (동점)홈런을 맞아서 그렇지, 고의4구 할 상황이 아니다. 그건 다음 경기에도 우리가 희망이 없다는 이야기 아닌가."
LG에서 두산으로 유니폼을 갈아입은뒤 커리어 하이를 맞이한 양석환은 전날 LG와의 더블헤더 2차전, 2-3으로 뒤진 9회말 2사에서 동점 솔로포를 쏘아올려 무승부를 만들었다. 고우석의 155㎞ 직구 초구를 통타해 잠실하늘 저편으로 날려보냈다. 앞서 1차전에서도 박건우의 끝내기 땅볼로 5-4 1점차 패배를 당한 LG에겐 너무나 실망스런 결과였다.
LG에겐 1년중 가장 중요했던 1주일, 단 1승도 올리지 못했다. 3무3패. 자력 우승은 물건너갔다.
하지만 류 감독은 "아직 몇위가 될지 모르는 상황이다. 거기서 거르는 건 정도가 아니다"라며 "다만 양석환이 초구를 좋아하는데, 구종 선택은 좀 아쉬웠다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고의4구는 생각하지 않았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체력적으로 선수들이 많이 떨어져있다는 걸 느꼈다. 1점차 승부가 계속되면서 더 지치고 압박감을 느꼈던 것 같다"며 한숨을 쉰 뒤 "오늘은 켈리가 잘해주길 바랄 뿐이다.
불펜에서 고우석 김대유 정우영 김윤식이 쉰다"고 덧붙였다.
잠실=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