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닛산과 포르쉐코리아가 국내에서 판매한 경유 차량의 배출가스 저감 성능을 거짓 광고한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를 받았다.
양사는 배출가스 허용기준을 맞추기 위해 불법 소프트웨어를 활용, 대기환경보전법에 적합하게 제작된 차량인 것처럼 표시해왔다.
25일 공정위에 따르면 최근 한국닛산과 닛산 본사, 포르쉐코리아와 포르쉐 본사에 시정명령을 내렸다. 한국닛산에는 과징금 1억7300만원도 부과했다.
포르쉐의 경우 질소산화물 배출량이 상대적으로 적어 과징금 부과 대상에서 빠졌다.
공정위 조사 결과 이들 업체가 제조·판매한 차량에는 일반적인 주행 조건(흡기 온도 35도 이상·주행 시작 20분 이후)에서는 배출가스 저감장치인 '배출가스 재순환장치'(EGR)의 성능을 낮추는 불법 소프트웨어가 설치돼 있었다.
EGR의 작동률을 높이면 질소산화물 배출량은 줄어들지만, 연비 및 출력은 낮아진다. 때문에 배출가스 인증시험을 받을 때만 EGR을 정상 작동시키고, 실제 주행 때는 연비 향상 등을 위해 EGR 기능을 중단하거나 낮추는 방식으로 조작했다.
포르쉐 차량에는 EGR 외에도 배출가스에 요소수를 분사해 질소산화물을 질소와 물로 변환하는 '선택적촉매 환원장치'(SCR)도 설치돼 있었는데, 요소수가 부족해지는 극단적 주행환경에서는 요소수 분사량을 줄이도록 설정했다.
이처럼 배출가스 저감장치 작동방식을 조작한 결과, 닛산 차량의 질소산화물 배출량은 허용기준의 5.2∼10.64배에 달했고, 포르쉐 차량의 경우 허용기준의 1.3∼1.6배가 배출됐다. 그런데도 이들 회사는 차량 보닛 내부에 '이 차량은 대기환경보전법 및 소음진동관리법에 의한 제 규정에 적합하게 제작되었습니다'라고 거짓 표시했다. 표시 기간은 닛산이 2014년 11월~2015년 11월, 포르쉐가 2014년 5월~2017년 12월이다.
공정위는 이같은 표시 광고를 허위·과장 광고로 봤다.
뿐만아니다. 특히 일반적 주행조건에서 질소산화물이 과다 배출되거나, 불법 소프트웨어 설치를 강하게 금지하는 대기환경법에도 위반된다고 지적했다.
공정위는 "대기환경보전법 규정에 적합한 차량인지 여부는 구매 후 차량 유지, 중고차 시장에서의 재판매 가격 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고, 결함 시정명령의 대상이 되면 차량 수리에 따른 시간과 비용의 지출을 감수해야 한다"며 "소비자의 합리적인 선택을 방해해 공정한 거래 질서를 저해하거나 저해할 우려가 있다"고 강조했다.
공정위의 이번 제재는 지난 2015년 아우디·폭스바겐이 배출가스를 조작해 전 세계적인 문제로 불거진 '1차 디젤게이트' 이후 환경부가 '2차 디젤게이트'로 5개 자동차 업체를 적발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앞서 국립환경과학원과 환경부는 외제차 5개사를 '2차 디젤게이트'로 적발하고 인증 취소, 결함시정(리콜) 명령 등의 조처를 내린 바 있다. 이후 공정위는 이들 회사가 차량이 적법하게 제조된 것처럼 표시하는 등 허위 광고한 혐의가 있는지 조사해 왔다.
지난달에는 아우디와 폭스바겐을 판매하는 아우디폭스바겐, 피아트와 지프 등을 판매하는 스텔란티스코리아에 10억6000여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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