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참기보다 표현하는 게 맞다고 본다."
27일 대전 LG 트윈스전을 앞두고 있던 한화 이글스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은 불쑥 이런 말을 꺼냈다.
취재진과 만난 수베로 감독은 지난 1년 간 KBO리그를 돌아본 소회를 밝히던 터였다. 미국을 비롯해 도미니카공화국, 베네수엘라, 멕시코를 거쳐 한국까지 지도자 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그는 기대 이상이었던 KBO리그의 수준과 팬의 열정에 대해 놀라움을 감추지 않았다. "코로나 시대가 종식되고 만원 관중 앞에서 경기를 하는 경험은 꼭 해보고 싶다"는 바람도 나타냈다.
이어 수베로 감독은 잠시 고민하다 결심한 듯 "비판적인 시각으로 비춰질 수도 있지만, 참기보다는 표현해야 하는 게 맞다고 본다"고 운을 뗐다. 그가 털어놓은 주제는 '심판과의 소통'이었다. 올 시즌 벤치에서의 소리, 판정 항의 등 심판진과 충돌이 잦았던 수베로 감독이었기에 시즌 말미에 자칫 조심스러울 수도 있는 주제였지만, 수베로 감독은 적극적으로 자신의 생각을 피력했다.
수베로 감독은 "이틀 전 우리 경기(키움전) 때 상대 투수에게 보크성 움직임이 보였다. 하지만 콜이 나오지 않았다. 심판도 사람이기에 당연히 놓칠 수 있고 실수를 할 수도 있다. 불복할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며 "이닝이 끝나기를 기다렸다가 1루쪽 파울라인까지 가서 당시 상황에 대해 묻고자 했는데, 심판은 손짓으로 '들어가라'는 신호를 하더라. 심판 입장에선 내가 떼를 쓰는 것처럼 비춰질 수도 있었지만, 나는 단지 투수의 움직임을 보지 못한 것인지, 관련 규정이 어떤지 설명을 듣고 싶었던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어제도 하이볼이 많았는데 스트라이크 판정이 이어져 더그아웃에서 볼멘 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그 상황에서 심판은 더그아웃을 보며 손짓을 하고 조용히 하라는 제스쳐를 하기도 했다"며 "미국이었다면 이닝 종료 후 심판과 소통을 할 수 있지만, 한국에선 그러면 안되더라"고 덧붙였다.
수베로 감독은 "한국 야구와 맞지 않을 수도 있지만, 심판과 경기적 요소에 대한 소통은 야구의 중요한 요소라고 본다. 하지만 KBO리그에선 그 부분이 부족한 것 같다"며 "오늘 내 이야기가 '수베로가 심판을 싫어한다'는 제목의 기사로 나갈 수도 있다. 하지만 심판을 비난하려는 의도가 아닌, 한 시즌을 돌아보며 아쉬움이 있었던 부분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 것이라는 걸 알아줬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시즌이 끝난 뒤 심판위원장 또는 현장과 소통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서로 간의 벽을 허무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대전=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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