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1위 확정 여부. 끝까지 간다.
뒤집기 1위 확보에 성공한 삼성 라이온즈. 6년 만의 정규시즌 굳히기 행보에 들어간다.
삼성은 27일 고척 키움전에 이어 29,30일 창원 NC전을 끝으로 정규시즌을 마친다.
막판 순위 싸움 결과에 따라 수월할 수도 있었던 1위 굳히기. 예기치 못한 변수 속에 더욱 복잡해질 전망이다.
두산 베어스 발 희망의 나비효과 탓이다.
두산은 26일 외인 에이스 아리엘 미란다를 1군 엔트리에서 전격 말소했다.
두산 김태형 감독은 26일 잠실 키움전에 앞서 "미란다는 피로 누적으로 어깨 상태가 좋지 않다. 정규시즌 남은 경기 출전이 어렵다"고 밝혔다. 포스트시즌 출전 가능성에 대해도 "상태를 지켜봐야 한다. 지금 상태로는 어렵다"며 확답을 피했다. 변함 없는 가을 미러클을 꿈꾸던 두산으로선 청천벽력 같은 소식.
고 최동원을 넘어선 탈삼진 시즌 신기록(225)을 세운 평균자책점 1위 에이스의 부재.
두산의 아래 위 팀 모두 귀를 쫑긋 세울 만한 대형 뉴스다.
두산 보다 앞선 순위의 삼성 KT LG로선 호재다.
가을 대업을 앞두고 지난 17일 오른 팔꿈치 부상으로 시즌 아웃된 워커 로켓에 이어 미란다마저 이탈한 상황.
'남의 불행이 나의 행복'인 제로섬 게임. 두산의 전력약화는 가을 야구 불안감을 줄이는 반가운 소식이다. 포스트시즌 최근 경험이 풍부한 두산은 비록 아래에서 출발해도 적지 않게 신경 쓰이는 존재일 수 밖에 없다.
촉각을 곤두세우는 건 두산보다 낮은 순위의 팀들도 마찬가지.
'두산 4위'를 기정사실화 했던 아랫물에게 포기할 수 없는 마지막 희망이 생겼다.
SSG는 4위 두산과 반 게임 차 5위. 6,7위 키움과 NC는 두산과 각각 2게임 차, 2.5게임 차다.
불과 3경기와 5경기를 남긴 키움과 NC로선 현실적으로 뒤집기가 쉽지 않은 거리. 하지만 두산의 '외인 부재' 소식은 희망을 던지고 있다.
살아난 희망 속에 막판 총력전에 나설 키움→NC를 차례로 만날 팀, 1위 삼성이다.
삼성으로선 썩 달갑지 않은 소식이다 . 두 팀 모두 마지막 희망을 부여 잡기 위해 눈에 불을 켜고 달려들 것이기 때문이다.
시즌 단 3경기를 남긴 삼성은 5경기를 남겨둔 2위 KT에 반게임 차로 앞서고 있다.
정규 시즌 1위를 굳힐 가능성이 크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승수를 추가한다는 전제 하에서다. 만약 3경기에서 최악의 성적표를 받는다면 정규 시즌 우승의 꿈은 물거품이 될 수 있다.
껄끄러운 키움과 NC를 원정에서 맞닥뜨릴 삼성. 1위 확정은 결국 스스로의 힘으로 해결할 수 밖에 없는 미션이 될 전망이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