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여자축구의 전설이 떠난 날. 또 하나의 역사가 작성됐다.
2021년 10월 27일(한국시각). 대한민국 여자축구대표팀과 미국의 경기가 펼쳐진 미국 미네소타주 세인트폴의 알리안츠 필드.
경기 전부터 뜨거운 관심이 모아졌다. 여자축구의 살아있는 전설 칼리 로이드의 국가대표 은퇴 경기였기 때문. 로이드는 2005년부터 미국 대표팀의 공격수와 미드필더로 맹활약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A매치 315경기에 출전해 134골을 터트렸다. 이는 1987∼2010년 354경기를 뛴 크리스틴 릴리(미국)에 이어 역대 여자축구 A매치 출전 기록 세계 2위에 해당한다.
로이드는 자타공인 세계 최고의 선수다. 2015년과 2019년 여자월드컵 우승 멤버다. 2008년 베이징 및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는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국제축구연맹(FIFA) 올해의 여자 선수상도 두 차례(2015·2016년)나 수상했다.
지난 22일 1차전에서 후반 교체 투입됐던 로이드는 이날 선발로 출격했다. 특별 제작된 캡틴 완장을 달고 있었다.
뜨거운 박수 속 킥오프. 로이드의 발끝에서 경기가 시작됐다. 미국축구협회는 '로이드와 아이들'이란 이름을 파티 분위기를 띄웠다. 미국은 전설의 은퇴식을 승리로 장식하기 위해 이를 악물었다. 전반에만 두 골을 기록했다.
이별의 시간은 뜨거웠다. 후반 20분이었다. 미국 벤치는 교체를 요청했다. 로이드는 정들었던 축구화를 벗었다. 로이드는 후배들과 일일이 포옹하며 작별했다. 그는 '로이드' 이름이 적힌 유니폼을 벗고 '홀린스'라는 이름으로 새 삶을 시작했다. 관중들은 그를 향해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로이드가 떠난 자리. 미국의 주장 완장은 메건 라피노가 이어 받았다. 그의 에이스 자리는 알렉스 모건이 채웠다. 새 시대의 알림이었다. 미국은 전설의 은퇴식에서 6대0 완승을 거뒀다.
한편, 전설의 은퇴식을 지켜본 한국. 선수들은 승패를 떠나 전설을 향해 박수를 보냈다. 이날 한국 여자축구 역시 새 전설을 향해 한 걸음 다가갔다. 지소연 조소현 등 기존 에이스는 물론, 2000년대생들의 활약을 기대케했다. '차세대 에이스' 추효주는 공수를 오가며 미래를 밝혔다. 유일한 대학생 선수 조미진은 A매치 데뷔전을 치렀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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