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한 시즌 100득점과 100볼넷을 동시에 달성한 선수는 39년 KBO리그 역사에 5명 뿐이었다.
쟁쟁한 타자들이 계보를 이었다. 1992년 빙그레 장종훈이 106득점-106볼넷으로 기록의 첫 주인공이 됐다. 삼성 이승엽이 1999년(128득점 112볼넷)-2003년(115득점 101볼넷)으로 두 번이나 이름을 올렸고, 이후에도 심정수(2003년·101득점 124볼넷), 김현수(2015년·103득점 101볼넷), 에릭 테임즈(2015년·130득점 103볼넷)가 뒤를 이었다. 꾸준한 출루 능력 뿐만 아니라 동료들의 도움까지 더해져야 만들어질 수 있는 기록이라는 점에 의미를 둘 만하다.
LG 트윈스 리드오프 홍창기(28)는 27일 대전 한화전 1회말 중전 안타를 때리고 출루한 뒤, 김현수의 좌전 적시타 때 홈을 밟았다. 최근 100볼넷을 돌파했던 홍창기는 이 득점으로 KBO리그 7번째 한 시즌 100득점-100볼넷 달성 선수로 이름을 남기게 됐다.
올 시즌 홍창기의 활약은 '꾸준함'이라는 단어로 압축된다. 27일까지 LG가 치른 올 시즌 전 경기에 출전해 타율 3할2푼7리(513타수 168안타), 4홈런 51타점을 기록했다. 출루율은 0.455, 장타율도 0.409다. 팀 중심 타자가 아닌 리드오프로 100개가 넘는 볼넷을 골라냈고, 세 자릿수 득점까지 올린 부분은 홍창기의 출루 능력과 LG 상위 타선의 힘이 빚은 합작품. 하지만 홍창기가 시즌 내내 꾸준한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면 이뤄질 수 없는 기록이기도 하다.
LG 류지현 감독도 홍창기의 이런 꾸준함을 높이 평가했다. 류 감독은 "144경기를 하다 보면 여려 번수가 있다. 특히 홍창기는 센터라인을 지키는 중견수이자 리드오프"라며 "체력적 부담이 굉장히 많았을 것이다. 어느 순간 슬럼프가 올 수 있음에도 정말 꾸준하게 지금까지 왔다. 팀에 굉장히 큰 자산"이라고 칭찬했다. 23개를 기록 중인 도루를 두고도 "본인의 야구 스타일과 비교해보면 많이 늘어난 수치"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홍창기의 꾸준한 활약은 가을야구 정상을 바라보는 LG에게 큰 힘이 될 수밖에 없다. 선두 타자로 상대 마운드를 흔들 수 있는 홍창기의 능력, 올 시즌 활약상이라면 기대를 걸어볼 만하다. 류 감독은 "홍창기가 남은 시즌 일정을 잘 마무리하고 단기전(포스트시즌)에서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준다면 분명히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대전=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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