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척=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삼성 라이온즈가 가을야구를 앞두고 유격수 딜레마에 빠졌다.
김지찬을 계속 쓰자니 송구 불안감을 떨칠 수 없다. 오선진을 쓰자니 공격적 측면에서의 장점이 살짝 약하다.
대안도 마땅치 않다. 강한울은 유격수 보다 3루수 쪽이 더 맞고, 출루율이 좋은 김호재는 중요한 순간 대타 요원이다.
그렇다고 지난달 18일 이후 40여일 간 2군에 머물고 있는 이학주를 올리는 것도 여의치 않다. 개인적 상황 상 1군 콜업이 쉽지만은 않다.
고민의 발단은 김지찬의 수비 불안에서 시작됐다.
한동안 잠잠했던 송구불안이 도졌다. 김지찬은 뷰캐넌 선발 등판 경기였던 24일 대구 SSG전에서 송구 실책 2개를 범했다. 결국 잘 버티던 뷰캐넌도 연속 무사 2루 고비를 넘지 못하며 선제 실점했다.
벤치는 발 빠르게 수비 중이던 김지찬을 오선진으로 교체했다. 트라우마가 생길 수 있었기에 적절한 타이밍이었다.
다음 경기인 27일 고척 키움전.
경기에 앞서 허 감독은 '김지찬 선발출전' 소식을 전하며 "본인과 그런 (수비) 이야기를 안 하는 게 낫다. (부담을) 가볍게 해주는 것이 스태프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우려와 달리 김지찬의 경기 초반 움직임은 경쾌했다. 2회 1사 후 전병우의 느린 땅볼을 빠르게 대시해 좋은 송구로 연결했다.
0-1로 뒤진 3회 명암이 엇갈렸다.
선두 변상권의 중전 안타성 강한 땅볼 타구를 김지찬은 몸을 날려 막아낸 뒤 깔끔한 송구로 슈퍼캐치를 완성했다.
선두타자 출루 위기였던 선발 몽고메리의 어깨를 가볍게 한 호수비.
하지만 이어진 1사 1,2루에서 이정후의 병살타성 타구를 바운드를 맞추지 못하며 중견수 쪽으로 흘려보내고 말았다. 2루주자가 홈을 밟았고, 이어진 1사 1,3루에서 곧바로 크레익의 적시타가 터졌다.
정규시즌 우승을 향한 길목에서 치른 중요했던 경기. 김지찬은 직전 경기 멀티 실수의 부담감을 떨치지 못했다.
문제는 포스트시즌이다. 큰 무대 중압감을 이겨낼 수 있을지 미지수다.
입단 첫해인 지난해 부터 코로나19 여파로 무관중이나 적은 관중에 익숙했던 신예 선수. 많은 관중 앞에서 모두의 이목이 쏠리는 부담이 큰 무대가 바로 단기전이다.
단기전에서 작은 실수 하나는 곧 패배로 이어진다.
선수도 이를 잘 안다. 수비에 대한 심리적 불안감이 있으면 정상적인 플레이가 쉽지 않다.
자연스레 2군에 머물고 있는 이학주에게 눈길이 간다. 유려한 수비실력과 큰 무대에 강한 승부사적 기질을 갖춘 선수.
하지만 콜업은 간단치 만은 않은 문제다.
코로나19로 경기가 많지 않았던 퓨처스리그 생활. 정상적 기량을 유지하고 있느냐에 대한 판단이 우선 필요하다.
선수단 내 융화는 또 다른 문제다.
이학주는 올림픽 브레이크 기간 중 지각사태로 선수단 내규에 의해 내부 징계를 받은 바 있다. 똘똘 뭉쳐 통과해야 하는 단기전에서 팀워크가 중요한 상황.
이학주 콜업 여부는 허삼영 감독과 코칭스태프, 선수 본인의 적극적 의지가 있느냐에 의해 결정될 것이다.
성사되기까지는 만만치 않은 내부 조율 작업이 필요한 상황. 큰 경기를 앞둔 삼성의 유격수 딜레마가 가을 처럼 더 깊어지고 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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