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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헬스칼럼] 오랜 흡연, '실명 위험' 백내장 가능성 높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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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실내외를 막론하고 금연구역이 급속히 확대되고 있다. 국가에서도 많은 예산을 들여 금연 캠페인을 하고, 흡연율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우리 주변에는 애연가들이 적지 않다. 질병관리본부의 2020년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체 흡연율이 36.7%로 나타났고, 국민건강보험공단의 2019년 건강검진통계연보에 따르면 본격적으로 건강에 이상신호가 생기기 시작하는 40대 남성의 흡연율이 43.7%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40대 이후부터는 눈 건강이 취약해지는 시기라서 걱정스런 마음이 앞선다.

흡연의 해악은 많이 알려져 있다. 타르와 니코틴, 일산화탄소 등 4000여 가지 독성물질이 체내에 들어오면 심혈관계, 뇌질환, 암 등 다양한 질환의 씨앗이 될 수 있다. 특히 니코틴은 혈관을 수축시키고 신경을 마비시킨다. 뇌로 가는 혈액의 공급을 방해해 각종 혈관질환을 일으킨다.

수많은 미세혈관이 있는 눈에 악영향을 주는 것은 자명하다.

오랜 기간 흡연하면 눈의 혈액순환을 방해하고 시신경을 손상시킬 수 있다. 시신경은 인체의 지각신경 중 하나로 우리가 사물을 볼 수 있도록 망막에서 받아들인 시각정보를 뇌에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한번 손상되면 회복이 어렵다. 또한 눈의 혈액순환 장애가 발생하면 안구건조증, 시신경염을 비롯해 녹내장, 백내장 등 중증 안 질환에도 취약해질 수 있다.

특히 백내장의 경우 흡연과 밀접한 연관성이 있다. 백내장은 나이가 들면서 맑고 투명했던 수정체가 혼탁해지는 안질환이다. 눈 앞에 안개가 낀 것처럼 시야가 흐려지고 눈이 부시는 등 불편한 증상이 나타난다. 색상이 왜곡돼 보이기도 하고 근시, 복시 등 시력장애가 동반되기도 한다.

백내장을 방치하면 동공이 흰색으로 변하다가 녹내장 등 합병증이 발생할 수도 있고, 심한 경우 실명에까지 이를 수 있다. 백내장은 40대 이상 중장년층에서 주로 발병하며, 노화와 더불어 자외선, 흡연 등 환경 인자가 수정체의 단백질 변성을 촉진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예전에 스웨덴 외레브로대학병원 안과연구팀이 45~79세 사이 남성 4만4371명을 추적 연구한 결과가 있다. 연구에 따르면 하루에 15개피 이상 담배를 피는 사람은 한번도 담배를 피지 않은 사람보다 백내장 발병률이 42%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하루에 15개피 이상 담배를 피우던 사람이 금연하면 20년 후 백내장 발병률은 21%로, 절반 가량 낮아졌다. 당장 담배를 끊으면 백내장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의미다.

백내장은 노화로 인해 발생하는 만큼 누구나 걸릴 수 있다. 미리미리 금연을 실천해 백내장을 예방하고 눈 건강을 지키는 것이 현명하다. 백내장을 가속하는 또 다른 요인인 자외선을 차단하는 것도 중요하다. 가을~겨울에는 자외선이 강하지 않다고 생각해 방심하는 경우가 많지만, 하얀 눈에 반사되는 자외선 또한 무시할 수 없다. 필드에 나가거나 운전할 때는 반드시 선글라스를 착용해야 한다. 도움말=전주 온누리안과병원 문준형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