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가을야구는 이날부터 시작이지만, 창단 첫 9위에 머문 KIA 타이거즈의 2021시즌은 마침표를 찍었다.
그 동안 조계현 KIA 단장은 양현종과의 FA 협상 출발점을 끊는 시점에 대해 말을 아끼면서도 "시즌이 끝난 뒤부터 시작할 것"이라고 밝혀왔다.
지난달 5일 귀국한 양현종은 이틀 뒤 고위층 인사차 구단 사무실을 방문했다. 이 자리에서 양현종은 KIA로 복귀하겠다는 뜻을 드러냈고, 구단도 양현종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선수라는 뜻을 전달했다. 당시 KIA는 이례적으로 입장문을 통해 "KIA에 양현종의 가치는 시장 가치 이상"이라며 에이스의 자존심을 한껏 살려줬다. 이후 양현종은 지난달 14일 또 다시 구단 사무실을 찾아 미국에서 가져온 텍사스 유니폼에 사인해 고위층에 전달하기도.
KIA와 양형종 협상의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빨리 끝내는 것이다. 가을야구 일정이 꽉꽉 채워져 한국시리즈 7차전이 끝나는 오는 22일 안에 마무리짓는 것이 최상의 시나리오다. 특히 KIA는 'FA 타자'에도 눈독을 들이고 있는 모양새이기 때문에 한국시리즈 종료 5일 뒤 FA 자격 취득 선수 명단이 공시되면 본격적으로 협상에 돌입할 가능성이 높다.
KIA와 양현종 협상이 빨리 마무리되려면 관건은 역시 엇갈리는 '몸값' 격차를 빠르게 줄이는 노력이 필요하다. 양현종은 선수인생의 마지막 FA에서 최대한 많은 돈을 받으려고 할 것이다. 특히 처음으로 계약금이라는 것을 발생시킬 기회다. 첫 FA 신분을 갖췄던 2016년에는 일본 진출을 고민하다 계약금 없는 단년 계약을 받아들였다. 당시 해외 진출과 맞물린 사이 KIA는 삼성 라이온즈에서 최형우를 4년 100억원(계약금 40억원, 연봉 4년간 60억원)에 영입하면서 해외진출의 마음을 접고 잔류하기로 한 양현종에게 계약금을 발생시키지 못했다. 당시 양현종 측은 구단에 10년 장기 계약을 제시하기도 했었다는 후문.
구단은 에이스의 자존심이 다치지 않는 선에서 최대한 적정 몸값으로 협상하려 할 것이다. 다만 양현종에게도 '오버페이'는 통하지 않는 시간과 시대가 됐다. 무엇보다 지난 시즌이 끝난 뒤 구단이 올해 양현종에게 두 차례 손을 뻗었을 때 잡지 않은 것에 대한 부분도 약간의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계약기간도 4년이냐, 6년이냐를 놓고 의견이 엇갈릴 수 있다. 6년 계약이면 양현종은 한국나이로 마흔에 계약이 종료된다. 타이거즈 역사이고, 또 다른 새 역사를 쓰게 될 양현종에게 마흔까지 계약을 제안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전략으로 보인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