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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백호는 현재 리그를 대표하는 타자지만, 고등학교 때까지는 투·타 모두 만능의 모습을 보여줬다. 고3 시절 강백호는 타자 타율 4할3푼4리 3홈런, 투수로는 12경기 31⅔이닝을 던져 2승2패 평균자책점 2.53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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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1을 마친 뒤 투수에서 타자로 전향한 정재원은 "좋은 투수들이 많아서 경기에 나서려면 1루수 나갈 수밖에 없었다"라며 고교 시절을 떠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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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승세도 잠시. 곧바로 슬럼프가 찾아왔다. 정재원은 "성적이 나오다보니 다들 3학년 때 겪는다는 슬럼프가 2학년 때 왔다. 3학년 전반기까지 정말 부진했다"고 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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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 스카우트에게 눈도장을 찍기 바쁜 고3에 찾아온 부상에 "드래프트 즈음에 대학은 생각도 못 했고 독립야구단에 갈 생각을 하고 있었다"며 낙담했다.
입단한 뒤 정재원은 1군 콜업 없이 2군에서 시간을 보냈다. 2군 성적도 썩 좋지 않았다. 첫 해 65경기에서 타율 1할6푼5리 3홈런을 기록한 그는 올 시즌에는 25경기에서 타율 1할1푼9리에 머물렀다.
아쉬운 모습이 이어지면 구단도 고민에 빠졌다. 그리고 결단을 내렸다. 다시 원래의 보직을 찾게 해준다는 것.
정재원은 투수 전향 제안을 단숨에 수락했다. 그는 "바로 하겠다고 했다. 어릴 때부터 계속 투수를 해왔고 투수라는 포지션에 대한 열망이 컸다. 잘 풀리지 않아서 야구를 그만두게 되더라도 투수로 다시 뛰고 싶었다"라며 "만약 올해 방출되면, 군대에 다녀와서 다시 도전해보고 잘 안되면 야구를 관두려고 했다"고 그동안의 고민을 내비쳤다.
아울러 그는 "투수로서의 몸을 만드는 것이 최우선이다. 투수로 전향한 지 한 달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그 다음에 순발력이나 공 던지는 감각을 기르려 한다.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은 전혀 없다. 하고 싶었던 해서 너무 기대되고 재미있을 것 같다"고 미소를 지었다.
이제는 KBO리그 '대스타'가 된 선배와의 맞대결도 기대했다. 그는 "서울고 선배인 KT의 강백호 형을 상대해보고 싶다. 지금 프로에서 가장 뛰어난 타자 중 한 명이지 않나. 어느 공이든 좋으니 아웃 카운트를 잡아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정재원은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 내가 선택한 길이기 때문에 후회하지 않을 자신도 있다. 그러기에 더 잘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라며 "마운드 위에 서게 된다면 실감이 나지 않을 것 같고, 아무 생각도 들지 않을 것 같다. 돌고 돌아서 진짜 하고 싶었던 자리에 서게 된 거니 정말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