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초등학교 때 친구들이 다 축구를 했다. 야구는 장비가 많이 필요하지 않나. 어쩌다 야구를 하게 되면 글러브며 배트까지 내가 다 챙겨갔다. 그만큼 야구가 하고 싶었다."
최고 153㎞의 투심을 던지는 사이드암. KBO 10개 구단 모두가 탐낼 인재다. 하물며 그 직구가 포심이 아닌 투심이다.
이강준의 프로 2년차 시즌은 못내 아쉬움으로 남았다. 올해 의욕적으로 경기에 임했지만, 15경기 5⅔이닝 평균자책점 9.53에 그쳤다. 이강준은 "마운드에서 생각이 너무 많았다"며 자책했다.
"트레이드 직후 KT 위즈에 섭섭함이 조금 있었다. 롯데 와보니 분위기가 좋아 잘 적응하고 있다. 다만 '단순하게, 자신있게 하자'는 게 내 모토인데, 결과가 한번 안 좋으니까 다시 초기화됐다. 마운드에서 타자가 아니라 나와 싸운 시즌이었다."
프로 입단 직후 최고 153㎞의 직구를 과시해 이강철 감독의 아낌을 받았다. 이 감독은 이강준을 2군에 동행시키며 자신이 직접 맨투맨으로 가르치고, 스프링캠프 때도 야간 쉐도우를 직접 지켜보는 등 각별한 애정을 보였다. 트레이드 직후 이강준 얘기가 나왔을 땐 깊은 한숨을 토하며 못내 아쉬움을 내비쳤다.
이강준 대신 영입한 오윤석이 올시즌 KT 우승에 보탬이 되긴 했지만, '고속 사이드암'의 로망은 투수 출신인 이 감독에게도 진하게 남았던 모양. 이강준 역시 "이강철 감독님, 그리고 (고)영표 형한테 정말 많이 배웠다"고 강조했다.
열정 가득한 야구소년이었다. 부모님을 졸라 할머니댁 근처 야구부(서당초등학교)로 주소를 옮겨 초등학교 6학년 때 비로소 엘리트 야구에 입문했다. 어릴 땐 키가 작아 2루수와 유격수를 봤지만, 중3~고1 사이에 20cm가 크면서 당당한 체격을 갖게 되자 투수의 야망을 품었다.
"설악고 다닐 때 감독님이 바뀌시면서 형들이 전학을 가는 바람에 투수가 없었다. 예전에 장난으로 사이드피칭한 영상을 보고 강정길 감독님이 투수를 해보라 하셨다. 하다보니 재미있어서 맨날 투수조에서 캐치볼하고 러닝 뛰고 타격 연습을 안했다. 공 던지는게 너무 신났다. 결국 투수에 전념하면서 여기까지 왔다."
교육리그 소감을 물으니 "아 내가 벌써 프로 3년차구나!"하는 탄식이 터져나왔다. 1~2년차는 잘 못해도 면죄부가 주어진다. 3년차부터는 '증명해야할 때'라는 게 이강준의 생각이다.
"교육리그에선 제구도 완전 잘 된다. 이 모습을 1군에서도 보여주고 싶다. 선발은 5일에 한번 나가는데, 난 자주 던지고 싶으니까 불펜 지망이다. (김)원중이 형이 진짜 멋있다. 밸런스 신경쓰면서 폼 잡고 있는데 '넌 아무 문제 없어. 니 마음이 문제야. 가운데 보고 던져. 아무도 못쳐' 해주셔서 너무 좋았다."
구속을 줄여서 잡는 제구는 의미가 없다는게 이강준의 생각이다. 150㎞를 넘나드는 구위를 유지하면서 스트라이크존을 활용하는 투수가 되겠다는 포부를 품고 있다.
이강준의 직구는 모두 투심이다. "데이터값이 좋다"며 KT 시절 전력분석팀이 투심을 추천했다는 것. 그 결과 KBO리그에서 보기드문 무시무시한 직구가 탄생했다. 그외 변화구는 슬라이더가 있고, 지금은 체인지업과 커브를 연습중이다.
"작년에 4경기, 올해는 15경기밖에 나가지 못했다. 내년 목표는 부상없이 풀타임을 뛰는 거다. 성적은 자연스럽게 따라오지 않을까. 중요한 순간에 나가서 멋지게 막을 수 있는 투수가 되고 싶다."
김해=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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