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다들 왜 거기 서 있었냐고 묻더라고요."
생각은 사치였다. 몸이 먼저 반응했다. '베테랑 수비수' 임종은(31·울산 현대)은 최근 그라운드 위에서 '미친 스프린트'를 선보였다. 팬들은 그 모습에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임종은은 21일 울산문수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제주 유나이티드와의 '하나원큐 K리그1 2021' 홈경기에서 투혼을 발휘했다. 그는 경기 막판 그라운드를 가로지르는 스프린트로 울산의 쐐기골을 도왔다. '날쌘돌이' 이동경(24), '막내' 김민준(21) 등과 비교해도 결코 밀리지 않는 속도였다.
임종은은 "상황이 그랬던 것 같아요. 아무 생각 없었어요. 몸이 먼저 반응했어요. 주변에서 놀라워하더라고요. '네가 왜 거기에 있었냐'고요. 저도 제가 빠르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그런데 화면으로 봐서 그런지 그 순간은 좀 빨라 보이더라고요. 사실 간절했거든요. 마지막에 한 번의 기회가 더 있었던 것이잖아요. (이)동경이가 잘 해서 골을 넣었어요. 너무 기뻐서 저 혼자 세리머니를 했죠"라며 웃었다.
울산은 이날 경기 전까지 분위기가 좋지 않았다. 시즌 종료까지 세 경기 남기고 1위 전북 현대와의 승점 차이가 3점이었다. 우승 경쟁에서 한 발 밀려나는 듯했다. 하지만 이날 승리로 우승 희망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두 팀은 나란히 승점 70점을 쌓은 상태다. 다만, 다득점에서 전북이 앞선다. 전북(67골) 1위, 울산(62골) 2위다.
임종은은 "다시 불이 붙었어요. 선수들 전투력이 올라왔어요. 다시 시작하는 느낌이에요. 전북전 뒤 끝났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어요. 물론 전북전에서 승리했으면 유리한 상황으로 끌고 갈 수 있었잖아요. 허탈하고 힘이 빠지는 건 있었어요. 하지만 그래서 오히려 제주전을 더 열심히 준비할 수 있었어요"라고 설명했다.
울산은 수원 삼성(28일·원정)-대구FC(12월5일·홈)와 마지막 2연전을 치른다. 임종은은 "승리만 바라봐야 하는 경기예요. 선수들 모두가 열심히 해야겠지만, 특별히 더 열심히 준비하고 있어요. 꼭 승리할 수 있도록 해야죠. 제가 울산 유니폼을 입고 우승한 경험이 없어요. 극적으로 우승하는 것도 좋지 않을까요. 모두가 우승을 바라고 있어요"라며 각오를 다졌다.
울산 현대중-현대고를 거쳐 울산 현대에서 프로에 데뷔한 임종은은 울산에서의 우승을 그 누구보다 꿈꾸고 있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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