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올 시즌 한화는 최하위에 그쳤으나 투-타 양면에서 질적 성장을 했다.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등 숱한 빅리그 스타를 배출했던 조니 워싱턴 타격 코치의 공이 컸다는 평가. 자신만의 스트라이크존을 확립해 타격하고 출루율을 높이는 그의 지도법이 주효했다. 워싱턴 코치는 이를 강조하기 위해 스트라이크존 한복판을 뜻하는 '가운데'라는 말을 1년 내내 달고 살았을 정도. 얼핏 단순해보이는 이 지도법은 올 시즌 한화 타자들의 출루율 및 타격 정교함을 상승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화는 워싱턴 코치가 시카고 컵스로 떠나자 김남형 코치를 후임자로 선택했다. 1년 내내 워싱턴 코치의 그림자 역할을 하면서 그 못지 않은 긍정적 영향력을 선수들에게 전파했던 김 코치의 능력에 높은 점수를 매겼다.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 역시 "김 코치가 워싱턴 코치와 협업하면서 좋은 결과를 만들어냈다. 언어적으로 선수들과 보다 적극적으로 소통할 수 있다는 점에서 더 좋은 시너지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드러냈다.
김 코치는 워싱턴 코치의 빈 자리를 두고 "굉장히 믿고 의지했던 분이다. 마지막 미팅 때 우는 모습을 보고 나도 눈물을 참느라 혼났다"고 말했다.
새 시즌 김 코치가 이끌게 될 한화 타선은 과연 어떤 모습으로 바뀌게 될까. 김 코치는 "워싱턴 코치와 그동안 계획해온 것들을 그대로 실행하기에 큰 걱정은 없다"고 말했다. 워싱턴 코치가 강조해온 스트라이크존 공략법 '가운데'를 두고도 "모든 타자가 실투를 놓치려 하지 않지만 존을 파고드는 공의 궤도나 각도까지 생각하진 못한다. 변화구가 어디서 시작해 가운데로 들어온다고 설명해주고, 데이터로 잘 칠 수 있는 코스의 공을 공략하는 법을 알려줘야 한다. 나도 완전히 동의하는 부분"이라고 고개를 끄덕였다. 김 코치는 "타격은 한 순간에 드라마틱하게 변하진 않는다. 하지만 올 시즌을 치르면서 나나 선수들 모두 좋은 변화를 느꼈다. 타팀 선수, 코치들 사이에서 '한화 타자들 상대하기가 까다로워졌다'는 말도 들었다. 우리 방향에 집중한다면 분명 조금씩 좋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24일 시즌 공식 일정을 마친 한화 야수진은 비시즌 기간 '단톡방'을 통해 소통을 계속한다. 각자의 비시즌 훈련-루틴 노하우를 공유하고 보완점을 찾는다. 한 시즌 내내 지친 몸을 쉬게 하는 휴식이 우선이지만, 내년 2월 시작될 스프링캠프에 보다 완벽한 몸 상태를 만들기 위해 훈련도 병행하는 선수들의 일상, 젊은 선수 위주인 한화 선수단의 모습을 돌아보면 '노하우 공유'는 긍정적 시도. 김 코치가 아이디어를 냈다. 김 코치는 "타자들이 비시즌 기간 지켜야 할 루틴과 훈련 방법에 대해 설명했지만, 개개인별로 궁금한 부분이 있을 수도 있다. 혼자 고민하는 것보단 함께 방법을 찾고 보완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며 "올 시즌 내내 해온 것처럼 소통하고 영상도 주고 받으면서 보완점을 찾을 것"이라고 했다.
'단톡방'은 노하우 공유를 위해 좋을 순 있지만, 개인적인 생각을 노출한다는 점에서 부담감으로 다가올 수도 있다. 그러나 한화 선수단에겐 자연스러운 일이다. 김 코치는 "올해 워싱턴 코치와 단체 소통 및 영상을 거치면서 그런 분위기에 익숙해졌다. 내가 먼저 나서서 하면 선수들이 부담감을 가질 수도 있다. 내 역할은 최소화하되, 선수들이 막히는 부분이 있으면 언제든 묻고 해결할 수 있는 창구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흥과 끼가 넘쳤던 워싱턴 코치의 빈자리는 그래도 커 보인다. 하지만 김 코치는 "나도 텐션이 높은 사람인데, 워싱턴 코치가 더 하더라. 둘 다 그러면 안될 것 같아 내가 올해 자제했던 면도 있다"고 웃으며 "내년엔 활기참과 진중함의 밸런스를 잘 맞춰 타자들과 좋은 시즌을 만들어보고 싶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대전=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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