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한화 이글스 좌완 불펜 김범수(26)의 2021시즌, 눈코 뜰 새가 없었다.
마당쇠라는 표현이 지나치지 않았다. 주 임무인 필승조 역할과 관계 없이 그라운드를 누볐다. 롱릴리프, 추격조, 대체 선발 등 점수차, 이닝과 관계 없이 마운드에 올랐다. 프로 데뷔 후 가장 많은 56경기에 나섰고, 70이닝을 돌파(70⅔이닝)했다.
시즌 막판까지 김범수의 등판이 이어지자 일각에선 혹사 논란에 불을 지피기도 했다. 호세 로사도 투수 코치가 구체적 데이터를 들고 설명에 나섰을 정도. 올 시즌 팀을 위해 헌신한 김범수의 활약에 찬사를 보내면서도, 한편으로는 내년 활약 여부에 우려를 감추지 않았다. 김범수가 고관절 수술을 이유로 다른 선수보다 먼저 시즌 아웃되자 걱정의 목소리는 더 커졌다.
김범수는 고관절 수술을 마친 뒤 서산 마무리캠프에서 재활에 매진했다. 최근 들어 러닝을 시작하는 등 내년 복귀를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김범수는 "시즌 초반 몇 경기는 좋았는데 곧 슬럼프가 왔다. 전반기엔 안 좋은 결과가 대부분이었다. 후반기에 글러브를 툭 치는 투구 폼으로 자리를 잡으면서 터닝 포인트를 만들었다"고 돌아봤다. 투구 폼 변화를 두고는 "더 이상 떨어질 게 없다고 생각해 연구보다 바로 실행하는 쪽을 택했는데, 찰나의 선택이 루틴을 바꾸는 계기가 됐다"며 "전반기엔 볼이 많아 스트레스가 컸는데, 후반기엔 원하는 코스대로 들어가니 던지는 재미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올 시즌 많은 이닝 소화에 대한 우려는 김범수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그는 "연봉 받고 뛰는 선수 입장에서 경기에 나서는 것 자체가 기록이고, 업적이다. 팬들의 걱정은 고맙지만, 그게 내 임무"라고 강조했다.
벤치의 믿음도 김범수에게 힘을 불어넣었다. 김범수는 "상황 관계 없이 마운드에 오르는 때가 있었다. 그래서 로사도 코치님을 통해 '왜 이렇게 많이 던지냐'고 물어봤더니, 감독님이 '그 상황을 잡을 수 있는 투수가 너 뿐'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전천후로 던질 수 있는 내 능력을 높게 봐주신 것 같다"며 "로사도 코치님을 통해 들으니 감독님이 무슨 상황만 되면 '범수! 범수!' 하고 부른다고 하더라"고 웃었다.
수베로 감독은 김범수를 필승조로 넘어 차기 마무리 자원으로 키우고자 하는 생각을 드러낸 바 있다. 김범수는 "마무리가 쉬운 자리는 아니다. 하지만 (정)우람 선배의 뒤를 밟는 게 내 목표"라며 "내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 최대한 배울 생각"이라고 다짐했다.
김범수는 아마 시절부터 고관절 문제를 겪었다. 프로 입단 후에도 2016년, 2020년 말미에 고관절 부상으로 재활 과정을 밟은 바 있다. 지루한 과정이지만, 김범수는 더 완벽할 내일에 초점을 맞추는 눈치. 김범수는 "3~4달 정도 기간을 잡고 있다. 날씨 변수가 있지만 개막 시점까진 충분히 투구가 가능할 것"이라며 "양쪽 골반을 모두 다쳤는데, 이제 고쳤다. 그만큼 밸런스도 좋아졌다. 기대해달라"고 미소를 지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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