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류동혁 기자] '술은 마셨지만, 음주운전은 하지 않았다?'
예전 유명한 말이 생각난다. 언뜻 듣기에는 대한빙상경기연맹은 비슷한 뉘앙스의 말을 했다.
"고의 충돌은 맞지만, 브래드 버리라 보기는 어렵다"고 했다.
대한빙상경기연맹은 8일 서울올림픽공원 벨로드롬 회의실에서 쇼트트랙 국가대표 선수와 관련된 의혹 및 진상을 파악하기 위한 2차 조사단 회의를 개최했다.
가장 주목된 부분은 심석희의 '브래드 버리 논란'이었다. 조사단이 어떤 결론을 내릴 지 궁금했다.
브래드 버리는 호주 첫 동계올림픽 금메달리스트다.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 남자 쇼트트랙 1000m 결선에서 강력한 우승후보 안현수, 안톤 오노, 리자쥔 등이 치열한 자리 싸움 끝에 모두 넘어졌다. 결국 끝까지 완주한 브래드 버리가 행운의 금메달을 안았다. 쇼트트랙에서는 다른 의미로 쓰었다. 이 사건을 빗대어 '브래드 버리 하자'는 말은 '고의 충돌로 다른 선수에게 금메달을 밀어주자'는 뜻으로 통한다.
즉, '브래드 버리'는 '고의 충돌'이라는 의미다. 심석희와 C 코치는 2018년 당시 문자 메시지를 통해 지속적으로 '여자 브래드 버리를 만들자'는 내용을 주고 받았다.
그런데, 대한빙상경기연맹은 "심석희의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1000m 여자 쇼트트랙 결선에서 최민정과 부딪쳐 쓰러진 장면은 고의 충돌이 맞지만, 브래드 버리로 보기에는 증거가 불충분하다"고 발표했다.
무슨 의미인 지 보충 설명을 들어야 했다. 빙상 연맹은 "자기 보호를 위한 의도적 충돌이긴 하지만, 이 부분 때문에 브래드 버리라고 인정할 순 없다"고 재차 설명했다.
이날 조사단은 3시간 넘는 격론을 펼쳤다. 그리고 취재진에게 이같은 사실을 신중하게 공표하는 듯 했다.
하지만, 브래드 버리 의혹에 대해서 설명하는 도중 '고의로 넘어뜨렸다'는 표현을 의도적으로 썼다. 오해의 소지가 있는 발표였다.
조사단은 문화체육관광부, 대한체육회와의 회의를 통해 법조인 및 쇼트트랙 심판, 선수 출신 등 각계 전문가 7명으로 구성됐다.
양부남 대한빙상경기연맹 부회장이 위원장을 맡았고, 신상철 경기도빙상경기연맹 회장, 고기현 쇼트트랙 경기이사, 최용구 심판이사, 김경현 변호사, 김희진 인권침해예방활동연구소 대표와 최종덕 대한체육회 국민감사관 단장으로 위원이 구성됐다. 1차 조사는 지난달 19일 열렸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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